"결혼 할 수 있을까" 통산 15승 장하나의 현실 고민

김현지 2021. 9. 1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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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현지 기자]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 인터뷰에는 유난히 '결혼' 이야기가 잦다. 우승 직후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다는 파격 발표에 이어, 이번에는 결혼 고민이다.

9월 12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 6689야드)에서 막을 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자는 장하나다. 지난 2012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장하나. 9년 간 13승을 더한 후 이 대회로 돌아와 타이틀 탈환에 성공하며 통산 15승째를 챙겼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코스지만 올해는 유독 더했다. '메이저 대회' 타이틀에 걸맞게 긴 러프는 80mm 이상으로 세팅했고, 페어웨이 폭은 25야드 이하로 좁게 세팅했다.

뿐만 아니라 그린 자체가 언듈레이션이 심해 그 자체로도 어려운데,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이 시작될 땐 그린스피드가 무려 스팀프미터 3.4m를 넘어섰다. 올 시즌 대회 중 빠르기로 꼽자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빠르고 단단한 그린에서 선수들은 속수무책으로 타수를 잃었다.

그러나 베테랑 장하나는 달랐다. 유일하게 두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종합계 10언더파. 단독 2위를 기록한 박현경을 무려 7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매 라운드를 치르며 다른 홀에 비해 점점 더 단단해지고 유난히 빨라지는 그린을 체크하며 그 홀들을 위주로 공략을 새로 세워가며 우승 경쟁에 나선 것이 도움이 됐다.

지난 2011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장하나는 2012년 10월 말 시즌 막바지에 치러진 이 대회에서 첫 승을 시작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그 다음 해인 2013년 무려 시즌 4승을 수확하며 KLPGA 투어 스타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에는 1승, 2015년에는 시즌 2승 등을 수확했다. 동시에 2015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도 진출했다. LPGA 투어에서는 2016년 3승, 2017년 1승을 기록했다.

LPGA 투어에서도 맹활약하던 장하나는 2017년 5월 돌연 KLPGA 투어로 복귀를 선언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온 장하나는 다시금 승수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2018년 2승, 2019년 2승, 2020년 1승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 6월 '롯데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했고, 이번 대회 우승이 시즌 2승째다.

프로 전향 후 꾸준하게 승수를 쌓아온 장하나. 골프도 인생도 막힘 없이 술술 풀리는 듯 보인다. 특히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웃음과 행복'이라고 할 정도로 매사에 웃음이 넘치는 그. 하지만 그에게도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

장하나는 "항상 시즌을 시작할 때면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고 운을 띄우며 "이번 시즌에도 우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동계 훈련을 끝낼 때 후회한 적은 없다. 매번 자신감이 가득하지만, 매년 우승을 해 온 기록이 있어서 그런지, 막상 시즌을 시작하려하면 부담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건 나만 아는 부담감인 것 같다. 그리고 또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이라 생각하면서 매 대회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사실 어려움도 있었다. 지난 8월 치러진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대회 당시 미끄러지며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치료를 받았지만 완벽하게 낫지 않아 이번 대회에도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무릎 부상 역시 장하나의 우승에 대한 갈망은 꺾을 수 없었다. 장하나는 "첫 우승을 한 대회이기 때문에 다시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우승이 욕심이 나 정말 연습을 열심히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한 욕심은 보였지만, 막상 대상이나 상금왕 등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크게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7년에 KLPGA 투어로 다시 돌아온 이후 기록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다. 타이틀은 내가 잘 하면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하며 "다만, 신인왕은 못 받아봐서 아쉽다. 최저타수상도 못 받아봤는데, 최저타수상은 조금 욕심이 난다. 꾸준함이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올해 목표했던 우승까지 기록하며 여유를 되찾은 그는 "지금은 특별히 골프 쪽으로는 고민이 없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좀 더 진지한 고민이 있었다. 올해로 어느덧 서른이 된 장하나는 "다만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 너무 운동에만 몰두해서 '결혼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라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사진=장하나/KLPGA)

뉴스엔 김현지 92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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