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포츠 人] 대한민국 사상 최초 근대5종 메달리스트, 전웅태

권수연 2021. 9. 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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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민국 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 전웅태 인스타그램 계정(본인)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승마, 수영, 사격, 육상, 펜싱 이 중 하나만 잘 하기도 어려운데, 이 모두를 다 수준급으로 해내야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종목이 있다. 바로 모던 펜타슬론(Modern Pentathlon) 이라고도 불리는 근대 5종이다. 근대 5종은 지난 1912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추가되었다. 

적을 만나면 칼로 제압하는 펜싱, 강을 만나면 지체없이 건널 수 있는 수영, 임무 중 적에게 권총을 쏴야하는 사격, 적의 말을 빼앗아 타고 달릴 수 있는 승마, 전사들의 기본 중 기본 덕목인 육상까지, 모두 전쟁이 닥쳤을 때 전령들의 임무 수행능력을 훈련시키기 위해 고안된 종목이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은 "근대 5종 경기를 하는 사람은 경기에서 승리하든 못하든 우수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비인기종목 중 하나다. 초등학교부터 일반부까지 등록선수가 채 500명이 안될 정도로 협소한 규모다. 그러나 이 불모지에서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어낸 영웅이 탄생했다. 바로 국가대표 전웅태다.

사진= 대한민국 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 전웅태 인스타그램 계정(본인)

전웅태는 처음 운동을 수영으로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시작했지만 반복되는 훈련에 지쳐 흥미를 잃어가던 찰나, 중학교 시절 코치가 그의 육상 실력을 알아보고 근대 5종이라는 생소한 종목을 제안했다. 좀 더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종목에 전웅태는 대번에 흥미를 가지고 뛰어들었다.

공중파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웅태는 "근대 5종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 였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근대 5종으로 종목을 바꾼 '만능 스포츠맨' 전웅태는 이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대회 단체전 금메달, 2016 모스크바 대회 계주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6 리우 올림픽까지 출전했다. 이후 지난 2018년 국제근대5종경기연맹(이하 UIPM) 월드컵에서 단체전 금메달, 계주 은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무려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같은 해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권 근대5종 불모지에서 나온 선수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 

사진= 대한민국 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 전웅태 인스타그램 계정(본인)

그리고 지난 7월 23일 개막한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드디어 '대형 사고'를 쳤다. 같은 국가대표인 선배 정진화와 출전해 지난 달 7일, 투혼 끝에 대한민국 근대5종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당시 전웅태의 성적은 펜싱 에페에서 226포인트, 수영 316포인트 총 6위, 승마 289포인트 11위, 레이저런 639포인트로 7위, 최종 성적으로 총합 1470포인트 3위를 기록했다.

공중파 중계 방송 해설위원 중 근대5종 선수 출신인 양수진은 "비인기종목인 근대5종을 묵묵히 해온 결과가 드디어 빛을 발했다" 며 감격의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한 전웅태 역시도 경기 후 개인 SNS에 소감문을 올려 "이 동메달은 저 혼자 딴 것이 아닌 대한민국 근대5종 선수단 모두의 염원이 담긴 메달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금메달보다 값진 것 같다" 라며, "우리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라는 발언을 했다.

사진= 대한민국 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 전웅태 인스타그램 계정(본인)

여담으로 그의 오른팔에는 고래와 왕관 문신이 커다랗게 새겨져 소소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전웅태는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에 대해 "장수의 동물인 고래와 메달을 상징하는 왕관을 합쳐 '좋은 곳에 메달을 걸고 오래 있자' 는 뜻이다" 라고 소개했다.

대한민국 근대5종 동메달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의미가 있다. 한국 스포츠 역사를 관통하는 쾌거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기록이다. 100년이 넘는 올림픽 역사에서 아시아 국가가 근대5종 메달을 딴 것은 전웅태의 동메달을 포함하여 단 세 건에 불과하다.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이 아니라 금, 은메달을 목표로 하겠다" 고 말한 전웅태는, "파리에서는 날 긴장하게 만드는 후배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며 결의를 다졌다. '이제부터 시작' 되는 도전의 길에서, 만능 스포츠맨 전웅태가 다시 한번 만들 경이로운 기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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