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1500km 표적 명중"

이제훈 2021. 9. 1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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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국방과학원은 "9월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신문> 이 13일 2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북한은 이 가운데 3월25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만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개했을 뿐, 1월22일과 3월21일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공개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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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지난 3월25일 이후 6개월 만의 미사일 발사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금지 대상' 아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 안 해
북한의 국방과학원은 “9월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2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국방과학원은 “9월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2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 위반도 아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참관하지 않았다. 시험발사의 사거리를 일본 영토의 대부분을 포괄하는 1500㎞로 정해, 한·미·일 3국의 관심을 끌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위를 조절한 ‘저강도 군사 행동’으로 볼 수 있다.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 부서는 북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공개 보도는 “국방과학원은 3월25일 새로 개발한 신형 전술 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단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전한 <노동신문>의 3월26일치 2면 머리 보도 이후 여섯달 만이다.

<노동신문>은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 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해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북한의 “영토와 영해 상공” 안에서 진행해 주변국 영해·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노동신문>은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사업”은, “당중앙” 곧 김정은 총비서의 “특별한 관심 속에 중핵적인 사업으로 완강히 추진돼”왔다며, “(지난 1월5~12일 진행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중점 목표 달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라고 밝혔다. 이어 “이 무기체계의 개발은 적대적인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을 제압하는 또 하나의 효과적인 억제수단을 보유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상용 탄두 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 전술 로켓과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핵 전술무기들도 연이어 개발함으로써 믿음직한 군사 기술적 강세를 틀어쥐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아래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만 밝혔다. 청와대·외교부·통일부는 별도의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때는 발사 시각과 사거리 등을 공식 확인해왔으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대응해왔다. 군 당국은 지난해 4월 북한이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당시 당일 관련 내용을 공개한 반면 올해 3월에는 외신에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보도가 난 지 사흘 뒤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순항미사일은 통상 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동북아 지역을 관할하는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12일(현지시각) 밤 성명을 내어 “이런 행동은 북한이 군사 프로그램 개발에 지속적으로 집중하고 있고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며 “한국과 일본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시험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나 영공에 들어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는 "1500㎞를 '항행'(비행)하는 미사일 발사가 사실이라면 일본을 둘러싼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신문>이 밝힌 사거리 1500km는 일본 대부분의 지역까지 이를 수 있는 거리이고, 한국군이 보유한 순항미사일 현무-시(C)의 사거리와 비슷하다. 지금껏 국제사회가 북한의 순항미사일을 큰 위협으로 느끼지 않았던 건 일단 사거리가 100~200㎞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인데, 이번 시험 발사로 한-미 군 당국의 주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재원과 사거리, 발사 지점 등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시험발사는 박정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전일호 국방과학원 당 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관했으며, 김정은 총비서는 참관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지난 2년간 과학적이며 믿음직한 무기체계 개발 공정에 따라 추진돼 왔으며 이 과정에 세부적인 부분시험들과 수십차례의 발동기 지상분출시험, 각이한 비행시험, 조종유도시험, 전투부위력시험 등을 성과적으로 마쳤다”고 이번에 시험발사한 순항미사일 개발 경과를 전했다. 아울러 “시험발사를 통해 새로 개발한 타빈(터빈) 송풍식 발동기의 추진력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과 미사일의 비행 조종성, 복합 유도 결합방식에 의한 말기 유도 명중 정확성이 설계상 요구들을 모두 만족시켰다”며 “총평 무기체계 운영의 효과성과 실용성이 우수하게 확증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22일과 3월21일 순항미사일을, 3월25일엔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알려져 있다. 북한은 이 가운데 3월25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만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개했을 뿐, 1월22일과 3월21일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공개 보도하지 않았다.

이제훈 김지은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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