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공통과목 어렵게 출제.. 영어 1등급 4.7% 불과 '변수' 부상 ['수능 전초전' 9월 모의평가 분석]

정필재 2021. 9.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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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는 2020년보다 쉬워 상위권 변별력 약화
영어, EBS 직접연계문항 없고 까다로워져
수학, 선택과목 유불리 줄이려 '공통' 난도↑
'확통' 1등급 컷 전망 입시업체별 편차 커
응시자 1만명 백신 노린 '허수' 지원인 듯
약대 신설·의대 정원 확대로 상위권 n수생↑
코로나 여파 재학생 수능 중요성 더 커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마지막 공식 리허설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9월 모의고사가 마무리됐다. 입시업계는 이번 시험에서 수학과 영어는 어려웠고 국어는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한다. 수학의 경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축소를 위해 특히 공통과목이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모의고사를 마친 학생들은 수능 원서접수를 끝내고 11월18일 결전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

12일 평가원에 따르면 9월 모의평가 신청자는 모두 51만867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학년도 수능 응시예정자인 50만9821명보다 약 1만명 많은 숫자다. 9월 모의고사를 치르는 모든 응시자에게 화이자 백신 우선접종 기회를 제공하면서 허수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국어 쉽고 수학·영어 어려워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이나 6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는 의견이 많다. 공통과목 지문은 짧았고 평이한 내용의 주제가 다뤄져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전체적인 난이도가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며 “독서에서 긴 지문을 피했고, 학생들이 독해하기 어려워하는 경제, 법률, 과학 지문도 보이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반면 선택과목인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는 어렵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수학의 경우 출제범위가 늘어나면서 공통과목이 어려웠고, 계산량이 많은 문제가 등장해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작년 수능이 쉬워서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다”며 “공통과목을 어렵게 출제한 것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줄이기 위한 노력(같다)”이라고 해석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수능은 전체 수험생 12.7%가 1등급에 해당할 정도로 쉬웠다. 하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EBS 직접연계 문항이 없었고, 어려운 어휘로 구성된 긴 지문이 등장해 수험생의 시간 배분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킬러문항보다 빈칸, 쓰기유형 등에서 어려운 문제들이 출현했다”며 “지문의 논리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각 과목 1등급 커트라인은?

학원가에서 원점수 기준 1등급 커트라인을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 국어의 화법과작문은 97~98점, 언어와매체는 95~97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어의 경우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은 화법과작문 90점, 언어와매체 85점이었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커트라인이 상향조정됐다. 화법과작문의 경우 3점짜리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쉬운 출제로 최상위권인 1, 2등급 구간 학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의 경우 입시업체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확률과통계의 경우 진학사는 88점, 종로학원하늘교육은 96점으로 내다봤다. 두 집단의 차이는 8점에 달한다. 미적분의 경우 81~88점, 기하는 86~92점에서 1등급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원점수 90점을 넘으면 1등급을 받게 된다. 학원가에서는 1등급을 받는 학생은 전체의 4.7%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성호 대표는 “실제로 표본을 추출해 봤을 때 수험생들이 영어를 예상보다 더 어려워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가 올해 수능에서 중요한 과목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능에선 어떤 과목 골랐나?

이번 수능은 처음으로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치러진다. 평가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별 지원자 비중은 국어의 경우 화법과작문이 70.6%, 언어와매체 29.4%로 나타났다. 수학은 확률과통계 53.2%, 미적분 32.8%, 기하 8.6%로 집계됐다. 김병진 소장은 “수학의 경우 확률과통계 선택자 비율은 지난해 문과생이 치렀던 수학(나)형 응시생 비율인 67.0%보다 13.8% 낮아졌다”며 “확률과통계가 반드시 쉽다는 심리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제2외국어·한문영역 지원자가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제2외국어·한문 응시자는 6만12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수능과 비교해 1만5954명(20.7%) 적은 규모다. 이영덕 소장은 “사회탐구 한 과목으로 대체하는 대학이 없어졌기 때문에 제2외국어·한문영역 지원자가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의 경우 약대신설과 의대정원 확대 등으로 상위권 n수생들이 늘면서 재학생들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2학년도 수능 n수생 지원자는 13만4834명으로 지난해 13만3070명보다 1764명 늘어났다.

임성호 대표는 “서울소재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와 의대 모집인원 증가, 37개 약대의 신설로 상위권 반수생 등이 다시 수능에 도전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영향을 받은 고3 수험생들에게 수능의 중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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