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엔진 장착..저중속때 부드럽고 여유만만 '안전대명사 볼보'

최기성 2021. 9. 1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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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B6엔진' 장착한 효과
차체 길이 길어지며 날렵해져
배기파이프 사라진 뒤태 깔끔
하이브리드치곤 아쉬운 연비
새롭지 않은 인테리어는 단점
[사진 제공 = 볼보]
볼보는 '대기만성' 자동차 브랜드다. 춥고 척박하며 인구도 적고 산업혁명에도 뒤처졌던 유럽 변방 북유럽 스웨덴에서 탄생했다. 사소한 고장이나 사고에도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척박한 자연은 볼보를 '안전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자연환경은 디자인에도 개입했다. 볼보는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처럼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추구했다. 왜건과 같은 안전하고 실용적인 자동차로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끈 볼보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가 장악한 프리미엄 세단 시장도 노렸다. 선봉은 볼보 900시리즈가 맡았다.

볼보 900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다음해인 1988년 출시됐다. 남성적인 각진 디자인과 안전에 힘입어 볼보 900시리즈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흥행했다. 볼보는 1991~1992년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투박한 외모와 보수적 이미지 때문이다. 볼보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차명을 바꾸는 전략을 채택했다. 1997년 900시리즈 차명을 S90으로 바꿨다. S90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해 등장한 S80에 플래그십 세단 자리를 넘겨주고 단종됐다.

[사진 제공 = 볼보]
볼보 S80도 '안전'이라는 굴레에 묶여 차별화된 디자인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입차 '프리미어리그'로 불리는 E세그먼트에서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완전히 밀렸다.

볼보는 이에 2016년 S90을 다시 부활시켰다. S90은 E세그먼트에서 세련되게 진화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과 합리적 가격으로 무장했다. 독일 프리미엄 세단만 고집하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조금씩 파고들었다.

가능성을 엿본 볼보는 지난해 9월 부분변경 모델인 신형 S90을 내놓으며 수입차 프리미어리그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볼보는 축구 종주국 영국에서 '월드클래스' 프리미어리거로 활약하는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발탁하며 수입차 프리미어리거로 거듭나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S90은 S80의 아픔을 씻어냈다.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1537대로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인기 비결은 '반칙'에 있다. 기존 E세그먼트 규칙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유럽 기준으로 E세그먼트 차체 길이 기준은 4700~5000㎜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모두 E세그먼트 규정을 충실히 지켰다.

S90 전장은 5090㎜다. 기존 모델보다 125㎜ 길어지면서 세그먼트 규칙을 파괴했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도 길다. S90은 3060㎜, E클래스는 2940㎜, 5시리즈는 2975㎜다.

S90은 크기만 키운 게 아니라 급을 뛰어넘는 안전·편의성도 추구했다. 여기에 볼보 돌풍의 비결인 합리적 가격과 수입차 최고 수준인 5년 10만㎞ 무상 보증을 적용했다. 암묵적으로 존재했던 기존 수입차 판매 규칙을 깼다.

시승차는 S90 B6 인스크립션이다. 가격은 7090만원. 외모는 깔끔하다. 과장되고 화려한 라인과 볼륨을 드러내는 대신 깔끔한 라인의 조화에 집중했다. 프런트 그릴은 더 깔끔해졌고 그릴 중앙에 자리 잡은 볼보 상징 '아이언마크'는 3D 형태로 입체감을 제공한다.

옆에서 보면 길어진 길이만큼 더 날렵해졌다. 쿠페 스타일로 우아한 매력도 추구했다. 뒷모습도 세련미와 안정감에 초점을 맞춰 다듬어졌다. 차체 속으로 사라진 배기 테일 파이프, 시퀀셜 턴 시그널을 포함한 풀 LED 테일램프, 범퍼를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을 채택해서다. 실내도 깔끔하다.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9인치 터치스크린, 내파 가죽 시트,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 천연 크리스털로 제작한 오레포스 기어 노브 등을 채택했다.

다만 볼보 전체 차종이 비슷한 인테리어를 채택한 데다 경쟁 차종에 비해 눈길을 사로잡는 세련미와 신선함은 부족하다.

달리는 맛은 기존보다 향상됐다. 기존 가솔린 T6 엔진을 대체하는 가솔린 기반 고성능 마일드 하이브리드 B6 엔진을 장착한 효과다. 엔진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42.8㎏·m다.

저·중속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여유로운 움직임을 제공한다. 전기모터 지원 덕택이다. 8단 변속기도 매끄럽게 변속한다. 정숙성도 프리미엄급이다.

상시 4륜구동(AWD) 시스템과 에어서스펜션은 울퉁불퉁한 곳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고속에서도 힘 있게 달린다. 굼뜨거나 답답한 느낌이 있던 기존 가솔린 모델과 달리 시원시원하다. 연비는 단점이다. 복합연비는 10.3㎞/ℓ다. 시승에서는 12㎞/ℓ 정도 나왔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연료 효율성이 좋지는 않다.

S90 B6은 2종 저공해 자동차로 분류됐다. 공영주차장이나 공항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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