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적 예술인' 대통령 아들이 왜 국가 세금만 빼 먹나

조선일보 2021. 9. 13. 03: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가 지난해 전시에서 자신의 그림자 작품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미술 전시에 또다시 공공 세금이 들어간다. 지난해부터 세 번째다. 준용씨는 이번 주 열리는 청주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의 초청작가로 선정돼 지자체 예산 15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곳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 미술관이다.

준용씨가 전시에 세금 지원을 받을 때마다 대통령 아들로서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준용씨는 지난해 서울시 문화재단에서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금 1400만원을 받았고, 올해 6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에 응모해 6900만원 지원자로 선정됐다. 두 곳 모두 공공 기관이고 지원금은 세금에서 나갔다. 지원액은 대상자 가운데 늘 최고액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청주시 전시는 공모에 지원한 게 아니라 작가로서 초청에 응했다고는 하나 공공 예산이 대통령 아들 주머니에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로 인한 비판을 진지하게 고민했다면 초청을 사양했어야 한다. 준용씨가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전시할 때도, 민간재단에서 수천만원 지원을 받을 때도 문화계의 비판적 관심이 집중됐었다. 더구나 이번에는 청주시립미술관 측이 “공공 기관 전시이기에 대통령 아들을 선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었다”고 한 걸 보면 ‘부적절 논란’을 걱정했던 것 같다.

지난 6월 준용씨가 문화예술위 지원을 받았을 때 청와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인”이라고 역성들었다. 준용씨도 지난해 서울시에 긴급 지원을 신청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새로운 문화기술을 종합한 예술 개척 사례로써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평했다. 그 말을 입증하고 싶다면 나라 안에서 세금 지원을 받을 게 아니라 해외 무대에 나가 세계 수준의 작가들과 실력을 겨루기 바란다. 그런 인정을 받는 예술가가 대통령 아들이라면 국민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