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 칼럼] 늑대가 자기들은 안 잡아먹을 줄 아나

류근일 언론인 2021. 9. 1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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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냐, 파시즘이냐.. 이번 대선은 '최후의 결전'
좌파의 '윤석열 죽이기'에 자유주의 진영 정치인들 단결해 맞서 싸워야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고 있다. 자유주의 진영과 좌파 파시즘(left fascism) 세력의 싸움이 그것이다. 좌파 파시즘 세력과 그 지지자들은 이 싸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네 진영이 승리하는 데 목숨을 걸고 덤벼든다.

경제문제 해결에서 시장 논리를 강조하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 지난 9월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12명의 대선주자들이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자유주의 진영 정치인들은 그러나, 이번 싸움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자기네 진영이 이기는 것보다 자기 개인이 이겨야 한다는 식이다. 자유주의 진영 국민 역시 딱히 위기 의식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또 한 번의 ‘전국체전’ 같은 것이겠지 하는 식이다.

자유주의 진영 정치인들과 국민은 그래서, 이 싸움이 정상적인 민주 국가 안의 여야 싸움, 보수·진보 싸움이 아니라는 것부터 분명하게 깨쳐야 한다. 이 싸움은 1950~60~70년대 여당·야당 싸움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싸움들은 자유 대한민국 테두리 안에서 있었던 다툼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싸움은 자유민주주의냐 좌파 파시즘이냐, 대한민국이냐 반(反)대한민국이냐의 사생결단이다.

몽골 유목민들에게는 '늑대보다 높은 운명을 가진 사람만이, 늑대를 잡을 수 있다.'는 속담이 있다.늑대의 타고난 야성은 결코 길들여지지 않고 언제든 그 본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Pixabay

1948년 이래 대한민국 건국 세력, 산업화 세력, 자유민주 세력은 세계 최빈국을 벗어나려 피와 땀을 흘렸다. 그 희생으로 한국은 세계 10위권 문명국이 되었다. 이 과정엔 격심한 정치적 갈등이 있었다. 개발 권위주의냐 민주화냐의 갈등이었다. 이 틈새에 386 극단 분파가 파고들었다. 이들은 처음엔 소수파였다. 그러다 1980년대엔 운동권 전체를 말아먹었다. 야당을 말아먹었고, 대한민국을 말아먹었다. 그러곤 국체(國體)를 뒤엎으려 한다.

이들은 누구인가? 겉으론 민주 진보를 자처한다. 그러나 그 민주는 인민 독재, 그 진보는 극좌다. 자유민주주의는 계급적 적(敵)이다. 온건 진보를 수정주의라 매도한다. 중공·북한을 떠받든다. 대한민국을 식민지라 욕한다. 시장·기업·중산층을 적대한다. 근래엔 ‘보수·진보 양 날개론’을 거두고, 보수를 도태시켜야 할 종(種)으로 폐기한다. 좌파 탈레반, 좌파 파시즘인 셈이다.

좌파 파시즘은 1951년 서유럽 ‘온건 진보파’가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란 것을 통해 내건 개념이다. 파시스트 폭력은 극우 나치뿐 아니라 극좌 스탈린주의에도 있다는 것이다.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 프랑스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가 이 개념을 발전시켰다. 한국적 좌파 파시즘은 그러면 언제, 어떻게 올 것인가? 내년 대선을 586이 또 먹으면, 그 후 5년은 좌파 파시즘이 뿌리내리기 충분한 시간일 것이다. 실제론 5년도 채 안 걸릴 것이다.

이런데도 자유 진영 정치인들은 적전 분열, 각자도생이다. 큰 싸움은 안 보고 작은 싸움만 본다. 광장 싸움엔 한눈판 채, 뒷골목 싸움에만 혈안이다. 뒷골목 한쪽에선 박근혜를 잡아넣은 윤석열을 참아줄 수 없다고 한다. 또 한쪽에선 유승민·이준석이 또 다른 동기로 윤석열을 쪼아댄다. 홍준표는 역선택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와중에 광장 싸움에선 윤석열 ‘고발 사주(使嗾)’가 터졌다. 야당 내부의 윤석열 죽이기와, 그에 대한 정권의 노림수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진실의 순간이다. 윤석열은 목숨을 던져야 한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 장수는 그렇게 해서 태어난다.

국민의 힘 각파와 자유진영 부족(部族)들도 이젠 정신 좀 차렸으면 한다. 적을 제대로 봐야 한다. 그들은 혁명가다. 혁명가는 혁명의 중단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영구 혁명을 위해 그들은 무슨 짓이든 다 한다. ‘무슨 짓이든’엔 무슨 짓이든 다 있다. 단두대도 있었고, 피의 숙청도 있었다. 무서운 혁명 족(族)이다. 코로나 균도 이들의 밀집 집회는 무서워 피해간다. 국민의 힘 ‘재승박덕 얌체’들은 이걸 모른다. 모르면서 같은 집토끼 사냥하다 외부 늑대, 혁명 족에 기습당했다. 늑대가 윤석열만 잡아먹고 자기들은 안 잡아먹을 줄 아나? 이제라도 야권은 일신해야 한다. 내부 죽이기 중단, 대동소이로 단결, 전투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자유 진영 국민도 이 시대, 저 시대 다 겪어봤으면 이젠 어느 게 더 나쁘고 덜 나쁘고 더 나은지, 비교 능력을 발휘했으면 한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9월 4일 치 기사 ‘비(非)자유 좌파의 위협’은 이렇게 말한다. “자유주의가 그래도 최선의 공정한 발전 동력이다. 자유주의자는 이 말을 용기 있게 해야 한다” 부동산, 최저임금, 주 52시간, 세금 폭탄에 데인 국민이 깊이 되새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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