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미국답게 만드는 것은 단결”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9. 1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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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9·11 20주기 추모 메시지
오바마·클린턴도 추모식 함께 참석
美 전역서 조종 울리며 희생자 추모
트럼프는 같은 날 권투 해설하고 “아프간 철군 바보처럼 보였다” 비난

11일 오전 8시 46분(현지 시각) 미국 뉴욕시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9·11테러가 발생한 지 꼭 20년이 되는 이날, 세계무역센터(WTC) 북쪽 건물에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납치한 여객기가 충돌했던 그 시각에 맞춰 조종(弔鐘)이 울려 퍼졌다. 테러에 희생된 2977명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9·11테러 20주기 추모… 바이든·오바마·클린턴 한자리에 - 9·11 테러 20주년인 1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옛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자리)’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식에는 조 바이든(오른쪽에서 셋째) 대통령과 질 바이든(바이든의 오른쪽) 여사를 비롯해 전·현직 대통령 부부 세 쌍이 참석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미셸 오바마 여사, 바이든 대통령 부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왼쪽부터)이 나란히 서서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를 하고 있다. 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가 저지른 비행기 납치 연쇄 테러로 당시 뉴욕에서만 2753명이 사망했으며, 펜타곤과 납치된 비행기 승객을 포함한 전체 사망자는 2977명에 달했다. /AFP 연합뉴스

이날 뉴욕 9·11 추모 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왼쪽 가슴에 파란색 리본을 달고 있었다.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파란색은 뉴욕의 푸른 하늘을 상징하는 색으로 9·11 테러 이후 추모 때 쓰이는 리본을 ‘메모리얼 블루’ 색깔로 만들었다. 이날 뉴욕에 이어 연쇄 항공기 테러가 발생한 다른 곳에서도 그 시각에 맞춰 타종과 묵념이 이어졌다. 오전 9시 3분엔 WTC 남쪽 건물에서, 오전 9시 37분엔 워싱턴DC 인근 펜타곤에서, 오전 10시 3분엔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서도 조종이 울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 명씩 호명되는 동안 고개를 숙이며 묵념을 했다. 행사 도중 흐르는 눈물을 닦기도 했다. 그는 이날 뉴욕과 섕크스빌, 펜타곤(국방부)까지 테러 장소 3곳을 연달아 찾았지만 공개 연설은 하지 않았다. CNN은 “참모들이 연설을 고려했다가 수치스러운 역사의 날에 맞춰진 연설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밤 내놓은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단결이 결코 깨져선 안 되는 한 가지라는 것을 배웠다”며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고 미국이 최고에 있게 하는 것이 단결”이라고 했다. 이어 “나에게 그것(단결)은 9·11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며 “국민을 보호하는 일은 오늘도 내일도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9·11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섕크스빌에서 열린 추모식 연설에서 “미국의 시련과 슬픔의 날에 저는 수백만 명이 본능적으로 이웃의 손을 잡고 서로의 대의를 위해 단결하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9·11 때 목숨을 잃은 약 3000명의 희생자와 이후 20년간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한 이들을 기린다. 우리는 그들의 가족에게 신성한 신뢰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때리기’에 연이틀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정치위원회인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가 공유한 1분 44초 동영상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관련해 “우리나라 지도자가 바보처럼 보이게 됐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20주기 당일엔 뉴욕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고 뉴욕시 경찰과 소방서를 방문했다. 저녁엔 플로리다에서 열린 헤비급 전 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 권투 경기 해설자로 나섰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밤 9·11 테러 조사와 관련된 기밀 문건을 공개했다. 테러 희생자 유족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테러 지원을 증명할 근거’라며 공개를 요구했던 문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이 문건의 기밀 해제 검토를 법무부 등에 지시했다. 17쪽 분량의 해당 문건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인 오마르 알바유미가 적어도 2명의 9·11 테러범에 대해 여행⋅숙박⋅자금을 제공하는 데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FBI는 문건에서 로스앤젤레스 지역 대학생인 알바유미를 사우디 정보 요원, 영사관 관료 등으로 의심했다. 다만 사우디 정부의 개입 여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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