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브랜드 애칭'[Monday HBR]

제 장 HEC 몬트리올 경영대 조교수 2021. 9.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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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셰비(Chevy)'를 몰고, '코크(Coke)'를 마신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애칭을 써도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소비자의 브랜드 애칭 사용을 막지 말라.

마찬가지로 브랜드에 애칭이 없다고 직접 만들어 소비자가 쓰도록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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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셰비(Chevy)’를 몰고, ‘코크(Coke)’를 마신다. 셰비는 셰보레, 코크는 코카콜라의 애칭(nickname)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브랜드를 애칭으로 부르는 일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브랜드의 애칭을 해시태그한 게시글이 정식 명칭을 태그한 것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더 많이 공유되고, 세 배 더 많은 ‘좋아요’를 얻었다.

그렇다고 기업이 자기 브랜드 애칭을 무턱대고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애칭이 홍보에 직접적으로 사용됐다는 인상을 주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월마트가 인스타그램에서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정식 명칭 대신 브랜드 애칭인 ‘월리(Wally)’를 썼더니 게시물이 진지하게 작성됐다는 의견은 9%가 줄었고 상품 구매 의향도 10% 감소했다.

어떻게 해야 디지털 세상에서 브랜드 애칭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첫째, 브랜드 애칭에 눈을 떼지 말라. 고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브랜드 애칭을 어떻게 쓰는지 늘 살펴야 한다. 트위터에서 셰보레를 언급한 게시물 중 41%가 애칭을 사용했다. 애칭을 썼다는 이유로 고객 불만이나 긍정적 경험을 위한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둘째, 브랜드 애칭 검색을 최적화하라. 구글에서 ‘Chevy’를 검색하면 맨 위에 셰보레 공식 사이트가 뜬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애칭을 써도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브랜드 애칭을 보호하라. 상표에 등록하는 등 선제적으로 나서야 경쟁사나 무관한 대상이 애칭을 선점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자신의 별명인 ‘CR7’을 딴 속옷 브랜드를 론칭한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미국에서 CR7이란 상표가 이미 등록된 것으로 확인되자 복잡한 법정 다툼을 치렀다.

한편 기업이 애칭을 활용할 때 하면 안 되는 것도 있다. 우선 소비자의 브랜드 애칭 사용을 막지 말라. 미국의 유기농 식품 판매 체인점인 홀푸드의 별명은 ‘홀페이체크(Whole Paycheck)’, 즉 ‘월급 전부’라는 뜻이다. 유기농 제품이 비싸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기업이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를 막을 순 없다. 코카콜라는 1913년 “코카콜라를 원할 땐 이름을 전부 불러주세요”라는 광고를 내보냈으나 영어권 소비자들은 지금도 코크라는 애칭을 쓴다. 애칭 사용을 막는다면 결국 소비자와 심리적 거리가 생길 것이다.

또 애칭을 기업의 것으로 만들거나, 소비자에게 애칭을 강요해선 안 된다. 애칭이 생명력을 얻고 널리 보급되는 까닭은 애칭의 탄생과 사용, 소유의 주체가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마케팅 목적으로 소비자의 언어를 노골적으로 쓰면 강압적인 인상을 주고 애칭을 기업의 공식 명칭처럼 느끼게 해 그 자체의 효과를 잃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브랜드에 애칭이 없다고 직접 만들어 소비자가 쓰도록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보다는 고객에게 애칭을 지어 달라고 크라우드소싱을 맡기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미국의 감자칩 브랜드 레이즈(Lay‘s)는 신제품에 직접 이름을 붙이는 소비자 캠페인을 열었다. 그 덕분에 레이즈가 애칭의 형성을 주도하면서도 소비자는 애칭에 대한 소유권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브랜드 애칭은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신뢰를 줄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다. 늘 애칭이 어떻게 쓰이는지 주시하고, 이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친숙한 애칭은 고객이 브랜드에 주는 큰 선물이다. 기업은 이 소중한 선물을 허투루 생각해선 안 된다.

※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브랜드 애칭을 소비자에게 양보하세요’를 요약한 것입니다.

제 장 HEC 몬트리올 경영대 조교수
바네사 M 패트릭 휴스턴대 바우어경영대 교수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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