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완성된 100승이 사라지고 17년 만의 대기록이 찾아왔다 [MD포인트]

2021. 9. 1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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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누가 봐도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2%가 부족했다. 이것이 또 다른 대기록을 만드는 불씨가 될 줄이야.

두산과 LG의 더블헤더가 열린 12일 잠실구장. 두산은 오후 2시부터 열린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투수 유희관을 내세웠다. 이날 경기의 관심사는 바로 유희관의 개인 통산 100승 달성 여부. 마침 유희관이 4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도 7득점을 지원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그런데 유희관은 굴러 들어온 복을 발로 차버렸다.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는 마지막 관문인 5회초에 급격히 흔들리면서 4⅔이닝 10피안타 5실점을 남기고 쓸쓸히 마운드에서 물러난 것이다.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았더라면 베어스 사상 첫 100승 좌완투수라는 이정표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유희관이 대기록을 놓치면서 새로운 대기록이 탄생했다. 바로 이영하가 더블헤더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영하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와 1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2차전에서도 구원 출격해 2⅓이닝 동안 안타 1개도 맞지 않고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로써 이영하는 KBO 리그 역대 6번째 더블헤더 연속 승리투수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무려 17년 만에 탄생한 대기록이다. KIA 유동훈이 2004년 6월 23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더블헤더 1~2차전에서 모두 구원승을 차지했고 이후 이영하가 바통을 이어받기까지 17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이영하는 2019년 17승을 거두면서 차세대 우완 에이스로 각광을 받았으나 올해는 이날 경기 전까지 단 1승에 머무르고 있었다. 선발로 난조를 거듭한 탓에 불펜투수로 보직이 바뀐 상황. 그러나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는지 이영하는 하루에 2승을 챙기며 자신감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경기 후 이영하는 "한 10점차로 지고 있을 때 나갈 줄 알았는데 감독님께서 한번 더 기회를 주신 것 같다. 지금은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요즘 들어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최대한 잘 막고 팀에 도움이 되자는 마음으로 나갔는데 경기가 잘 풀려서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두산은 이영하의 값진 2승을 추가하면서 6연승을 질주, 이제 1승만 더하면 5할 승률을 회복할 수 있다. 멀어져가던 가을야구가 다시 잡히는 분위기다. 불펜에서 심기일전한 이영하가 앞으로도 분발한다면 '미라클 두산'은 또 한번 KBO 리그를 뒤흔들 수 있다.

[두산 이영하가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8회초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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