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1위 이재명, 당심·민심 '쌍끌이'..본선 직행 청신호
기사내용 요약
지역순회 경선서 파죽의 4연승 이어 국민·일반당원 1차 투표도 승리
이낙연과 표차 11만3066표로 벌려…이변 없는 한 경선 1위 구도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 관심…25~26일 호남 경선이 다음 승부처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2일 지역 순회경선에 더해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의 표심까지 휘어잡으며 내년 대통령 선거 본선 직행에 탄력을 받게 됐다. 당심과 민심을 모두 잡으며 대세론을 굳히는 모양새다.
충청권(대전·충남, 세종·충북)과 대구·경북(TK), 강원 지역순회 경선까지 파죽의 4연승을 거둔 데 이어 경선 초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대규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1차 투표결과에서도 승기를 잡은 것이다.
이날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발표된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총 64만1922명) 투표 결과 이 지사는 총투표 49만6672표(투표율 77.37%) 중 25만3762표를 얻으며 51.09%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강원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총 9118표 중 5048표로 55.3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역순회 경선 4연승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이날 강원을 비롯한 총 네 차례의 지역순회 경선 투표 결과에 1차 국민·일반당원 투표 결과를 합산한 1차 슈퍼위크 개표 결과 총 55만5988표 중 28만5856표로 과반인 51.4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 207만6400여명 규모(오는 14일까지 모집 예정)인 전체 선거인단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75만1007명(투표율 74.03%)의 표심이 가려진 현재까지 이 지사가 과반을 점유함에 따라 '대세론'을 확실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강성 친문 성향이 강한 대의원·권리당원 선거인단 뿐만 아니라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에서도 여론조사상 우위를 온전히 가져가면서 민심과 당심 모두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이 주목된다.
당내 친문 진영 일각에서 남아 있던 '이재명 비토론'이 완전히 힘을 잃고 본선 경쟁력을 기치로 대세론에 날개를 달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남은 선거인단 규모를 감안할 때 이 지사에게 예기치 않은 대형 악재가 터지거나 대량실점을 하지 않는 이상은 대선 경선 1위 판도가 사실상 굳어졌다는 전망이 많다.
전날까지 이 지사는 대전·충남과 세종·충북, 대구·경북까지 3연속 과반 승리를 거뒀지만 선거인단 규모로만 보면 9만2793명으로 전체 선거인단의 4.5% 가량에 불과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나마 대구·경북은 72.57%를 기록했지만 50.2%에 그친 충청권의 저조한 투표율로 누적 투표자는 5만198명에 그쳤고 경쟁자인 이 전 대표와의 득표차도 1만2921표에 불과했다.
하지만 강원 지역순회 경선과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와의 격차를 11만3066표로 크게 벌려놓았다.
남은 선거인단 규모가 132만여명인 상황에서 현재의 누적 투표율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가정할 때 예상해볼 수 있는 유효 투표는 98만표 정도다. 남은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거꾸로 이 지사를 11.5%포인트 격차로 앞서지 않는 한 상쇄가 어려운 표차인 셈이다.
이제 민주당 대선 경선의 관심사는 이 지사의 대선 본선 직행 여부로 급격히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 간에 치르는 결선투표 없이 바로 본선 링에 오를 수 있다.
50% 특표율에 불과 1.41%포인트의 여유를 둔 상황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다섯 차례의 선거인단 개표에서 모두 과반을 넘긴 만큼 이 지사의 본선 직행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져 있는 모양새다.
다만 다음 경선지이자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 경선의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오는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에서 열리는 지역순회 경선에는 총 20만4017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전남지사까지 지난 이 전 대표에게 호남은 핵심 지지기반이다. 이 전 대표는 호남을 찾아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도 쳤다.
반대로 TK 출신인 이 지사와는 접점이 많지 않은 지역이어서 상대적 취약지에 가깝다는 시각도 있다.
만일 호남 경선에서 이 지사가 부진을 겪으며 누적 득표율 50%가 깨진다면 대세론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까지의 누적 투표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호남 경선에서는 15만1000표 정도가 유효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지사의 호남 경선 득표율이 45% 이하에 그친다면 누적 득표율 50%선이 깨질 수 있다.
하지만 호남 지역이 전통적으로 '이길 사람을 밀어준다'는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 지사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호남 지역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를 앞선다는 여론조사도 다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 지사가 호남에서 누적 득표율 50%를 사수하며 대세론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나아가 호남 지역순회 경선에서까지 과반 압승을 이어간다면 본선 직행을 사실상 확정지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지사 측은 일단 낮은 자세로 진정성을 앞세워 호남 민심 붙들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영상회의 방식으로 광주·전남 공약을 발표하는 것을 비롯해 오는 15~16일과 18~19일 잇따라 호남을 방문한다.
이 지사는 이날 1차 슈퍼위크 개표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남 경선 전략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전략은 없다. 성심을 다해 국민에게 호소드리고 저의 장점과 과거의 성과들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심을 다해서 국민들께 대한민국에 필요한 일을 설명드리고 제가 그에 부합하다는 점을 열심히 읍소하도록 하겠다"며 "대한민국을 성장사회, 합리적인 사회로 만드는데 제가 합당하고 역량 있다는 점을, 과거로부터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처리해서 자그나마 성과를 만들어왔다는 점을 열심히 설명드리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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