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봇 군함' 미사일 발사 첫 성공.."게임 판도가 바뀌었다"
[경향신문]
자율운항 개발 중인 ‘레인저함’
“위성 활용 새 지휘통제력 갖춰야
실전 배치까진 시간 좀 더 필요”
사람의 개입 없이 자율운항을 하도록 개발 중인 미국의 무인수상함(USV)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병사가 배에 타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여 작전을 펼치는 ‘로봇 군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미국 과학매체 뉴사이언티스트 등 외신은 미국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한 군함으로 개발 중인 ‘레인저함’이 SM6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레인저함은 항구를 떠난 뒤 물살을 가르며 빠른 속력으로 항해를 시작한다. 잠시 뒤 넓은 바다에 도착한 레인저함의 갑판에서 사람이 고개를 들 듯 미사일 발사대가 하늘을 향해 일어선다. 그 뒤 발사대에서 SM6 미사일 한 기가 불을 뿜으며 솟구친다. SM6는 함대공 임무는 물론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에도 활용되는 다목적 미사일이다. 미 국방부는 SM6 발사에 성공한 뒤 SNS를 통해 “게임 판도가 바뀌었다”고 자평했다. 사람이 타지 않는 군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내놓은 반응으로 보인다.
레인저함은 길이가 53m인 중소형 군함인데, 석유시추선 운항을 지원하는 민간 선박을 개조해 만들었다. 인공지능(AI) 시스템과 각종 통신장비가 탑재됐고, 현재까지 약 6400㎞를 시험 운항했다. 기술이 더 발달한다면 무인 군함 여러 대가 대형을 이뤄 집단 항해를 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국방부는 또 다른 무인 군함인 ‘노마드함’도 시험 운항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무인 군함에는 병사의 생활공간이 필요 없기 때문에 더 많은 무기와 장비를 실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신 위원은 “멀리 떨어진 무인 군함을 운영하려면 위성 등을 활용한 새로운 지휘통제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전 배치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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