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된 드론'..시력 안 좋아도 배드민턴 친다
[경향신문]

눈이 나쁜 사람도 첨단과학을 이용해 배드민턴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난주 인셉티브 마인드 등 외신은 일본 쓰쿠바대 연구진의 발표를 인용해 소형 드론과 특수 센서가 부착된 라켓으로 저시력자도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전했다.
쓰쿠바대 연구진은 이 기술을 만들기 전 다수의 저시력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저시력자들이 배드민턴을 즐기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셔틀콕의 크기가 너무 작다는 점이었다. 좋지 않은 시력으로는 셔틀콕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볼 수 없으니 라켓을 가져다 댈 위치를 알기 어려운 것이다.
다른 하나는 셔틀콕이 비행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었다. 숙련된 선수가 셔틀콕을 라켓으로 때려 경기장으로 내려꽂을 때의 순간 속도는 시속 300㎞가 넘는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치면 당연히 셔틀콕 속도는 이보다 훨씬 줄어든다. 그렇다고 해도 저시력자가 배드민턴을 치기는 쉽지 않다. 이유는 지구 중력이다. 지구에서 자유 낙하하는 모든 물건은 1초당 초속 9.8m가 빨라진다. 셔틀콕이 받는 공기 저항을 감안하고, 라켓으로 셔틀콕을 가볍게 친다고 해도 저시력자들이 배드민턴을 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셔틀콕 역할을 대신할 새 물체를 만들고, 이 물체가 공중을 날아다니는 속도를 늦추는 데 기술 개발의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셔틀콕 대신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소형 드론이다. 연구진은 헬기처럼 수직이착륙과 상하좌우 비행이 가능한 어른 주먹만 한 소형 드론을 셔틀콕 대신 공중에 띄웠다. 또 드론에서 발생하는 시끄러운 소리로 위치를 더 쉽게 파악하도록 했다. 저시력자가 자신의 시각을 최대한 쓰도록 돕고, 청각까지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드론을 칠 특수 라켓도 제작했다. 특수 라켓은 지름 30㎝가 넘는 큰 고리 형태여서 가운데가 비어 있다. 이 특수 라켓에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서 공중에 뜬 드론을 특수 라켓 안쪽의 빈 공간에 통과시키듯 휘두르면 선수의 의도대로 드론을 날릴 수 있다. 리시브, 헤어핀, 스매시 등 배드민턴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모두 쓸 수 있다.
연구진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경기장에서 선수가 휘두른 특수 라켓 안쪽을 통과한 드론은 사람이 빠르게 걷는 속도 수준으로 공중을 비행한다. 저시력자도 무리 없이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저시력자들이 참여하는 스포츠 종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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