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에..국민의힘 경선 힘 잃고 '윤·홍 대전' 조짐
[경향신문]
관심 흡수 ‘정국 블랙홀’ 되며 중·하위권 주자들 무대 사라져
윤석열·홍준표, 경선 본격화 전 감정싸움 악화…전면전 우려
주말에 TK 공략 집중…“강성 지지층 확보 싸움 회귀” 지적
‘고발 사주’ 의혹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직격타를 가하고 있다. 오는 15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은 고발 사주 의혹에 묻혀 주목도가 높지 않다. 야권 1·2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경선은 ‘윤·홍 대전’의 전초전 양상도 띠고 있다. 두 사람의 대결이 치열해지면서 당심만 좇느라 중도층 공략은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엔 여느 때보다 많은 후보가 등록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으나 관심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이 정국 블랙홀이 되면서 모든 관심을 흡수하고 있는 탓이다. 윤 전 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고, 다른 주자들도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중·하위권 주자들 입장에선 관심을 끌어볼 수 있는 무대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2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고발 사주 의혹은 총력 대응해야 하지만 경선에는 빨간불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전면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선이 본격화하기 전에 양측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악화하면서 네거티브 선거로 흐를 가능성도 커졌다.
홍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으로 윤 전 총장이 대여 투쟁 중심에 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좋은 흐름’을 잃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이날 홍 의원 지지를 선언하면서 경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홍 의원이 주말 동안 고발 사주 의혹에 당이 개입해선 안 된다며 ‘분리 전략’을 촉구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이날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이 우리당을 공범으로 엮으려고 짜는 프레임에 넘어가면 바보 같은 짓”이라며 “후보 개인(윤 전 총장) 문제에 당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엔 “개인 문제인 고발 사주 사건을 당까지 물고 들어감으로써 당이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공격했다.
윤 전 총장도 맞받아쳤다. 그는 전날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며 “아무리 경선을 통해서 경쟁한다고 해도, 어떻게 (여당) 저쪽에서 총을 한 방 날리니까 바로 올라타서 그렇게 합니까”라고 홍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아직도 우리 당에 정권교체보다 본인의 안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의 대결 구도가 당을 과거로 회귀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말 동안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모두 대구·경북(TK) 공략에 집중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 경쟁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대구 중구 동성로 중앙광장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포항, 울산, 대구와 대한민국을 발전시켰듯이 대한민국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윤석열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김대중 대통령 기념관처럼 박정희 대통령을 잘 기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경선을 앞두고 당심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당내에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6·11 전당대회 흐름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있다. 당 관계자는 “중도층 확보는 필승 전략인데 1위는 지키려고, 2위는 역전하려고 강성 지지층만 찾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박순봉·유설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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