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최재용의 내 인생의 책 ①]
[경향신문]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는 것조차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시기다. 답답한 마음을 떨쳐버리고 책 속에서나마 자유로운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면, <여행의 기술>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작가 알랭 드 보통이 2004년에 쓴 <여행의 기술>은 여행지 위주로 글을 써 나가는 일반적인 여행 서적과는 차이가 있다. 책은 계획부터 감상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여행답게 즐기는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여행의 장소가 아닌, 이유와 방법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찾는다면 바로 ‘여행이 주는 낯섦과 새로움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면서 어디로 갈지, 무엇을 먹을지, 어떤 숙소에서 묵을지 등에 대한 목표를 세우곤 한다. 그러나 여행의 진정한 재미는 오히려 여행에서 마주하는 순간들, 예를 들어 공항과 기차역에서 시작하는 평소와 다른 풍경이나 일상과 다른 여행지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여행의 장소가 아닌 의미에 집중을 한다면, 우리 일상을 낯설고 새롭게 바라보는 것 또한 여행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이러한 ‘낯섦과 새로움’을 극대화해 자신의 침실을 여행 장소로 삼은 드 메스트르의 사례가 등장한다. 비록 다른 여행지로의 여행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낯섦과 새로움의 강도는 떨어지겠으나, 일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의미는 타지 이동이 어려운 요즘 시기를 고려할 때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만일 독자 중 누군가가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으로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면, 오늘은 한 시간에 한 번 하늘을 바라보거나, 퇴근길에 일부러 한 정거장 일찍 내려 걸어가보며 일상의 낯섦과 새로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최재용 | 인사혁신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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