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상주 못 하나요?"..여전한 의례문화 성차별

이호건 기자 2021. 9. 1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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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상주는 남자만 하고, 결혼식장에 신부만 아버지 손을 잡고 나오는 것처럼 우리 의례문화에는 차별적인 요소가 여전한데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례식에서 딸만 넷인 집에 상조회사가 상주로 아들을 찾다가 딸만 있다고 하니 사위를 찾고 다들 미혼이라고 하니 조카를 상주로 하자고 한 사연과, 결혼식 날 신부가 손을 잡고 입장한 아버지에게 '신랑 쪽에 물건처럼 넘겨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은 사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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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례식 상주는 남자만 하고, 결혼식장에 신부만 아버지 손을 잡고 나오는 것처럼 우리 의례문화에는 차별적인 요소가 여전한데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2년 전 할머니를 잃은 33살 양 모 씨는 그때 장례식이 못내 아쉽습니다.

여러 손주 가운데 할머니와 가장 가까웠던 자신이 직접 영정사진을 들고 고인의 가시는 길을 배웅하려 했지만, 못해서입니다.

그 기회는 집안 어른들의 주장에 남동생에게 돌아갔습니다.

[양 모 씨/서울 종로구 : 성별이나 맏이 둘째 이런 걸 다 떠나서 누군가 영정사진을 든다면 고인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드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난해 말 남동생 결혼식을 치른 박은경 씨도 비슷한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이혼 후 20년 동안 왕래를 끊어 결혼식에 오지 않은 아버지 자리를 굳이 외삼촌을 앉혀 채워야 했던 일이 아직도 이해가 안 갑니다.

[박은경/서울 은평구 : 진짜 전 생각도 못한 장면이었어요. 사회적 압박과 압력이 있어서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에는 이렇게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의례문화 사례들이 120여 건 접수됐습니다.

장례식에서 딸만 넷인 집에 상조회사가 상주로 아들을 찾다가 딸만 있다고 하니 사위를 찾고 다들 미혼이라고 하니 조카를 상주로 하자고 한 사연과, 결혼식 날 신부가 손을 잡고 입장한 아버지에게 '신랑 쪽에 물건처럼 넘겨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은 사연도 있습니다.

신부와 신랑이 함께 하객을 맞다가 식장에 동시 입장하는 풍경과 여성도 상주로 조문객을 맡는 장례문화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사회를 만드는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VJ : 김형진)

이호건 기자hog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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