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지키자던 만화가 주호민, 저작권 문제로 사과

정상혁 기자 2021. 9.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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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출품작, 지난달 폐기
/문화체육관광부

유명 만화가 주호민(40·사진)씨가 저작권 침해 논란이 일자 “죄송하다”고 12일 공개 사과했다.

문제는 주씨가 지난 5월 민중미술 화가인 부친 주재환(81)씨와 함께 연 2인전 ‘호민과 재환’을 위해 출품한 그림 ‘계단에서 뭐하는거지?’에서 촉발됐다. 주씨의 웹툰 캐릭터들이 거대한 계단을 올라가는 높이 7m짜리 대형 그림으로, 여기 등장하는 군인 캐릭터의 군복(무늬) 이미지를 주씨가 무단 다운로드해 삽입한 사실이 한 관람객에 의해 적발됐기 때문이다. 해당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대규모로 개최됐다.

주호민 작품 '계단에서 뭐하는거지?' 일부. 캐릭터가 입은 군복 무늬에 해당 이미지 원작자의 워터마크가 박혀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당시 이 군복 무늬 이미지에는 흐릿한 워터마크(watermark)가 찍혀있었는데, 워터마크는 원작자가 무단 복제 및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지 곳곳에 자신의 이름 등을 표시해두는 일종의 ‘디지털 낙관’이다. 웹툰 관련 커뮤니티에 비판글이 쇄도하자, 주씨는 이날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터넷에서 (군복) 위장 무늬 패턴을 검색해 다운로드해 사용했다”며 “워터마크가 박혀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어 “관객 분께서 알려주셔서 뒤늦게 (해당 이미지를) 구입했다”며 “전시 시작 일주일 뒤쯤 발견했지만 작품의 규모와 설치 형태상 수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작품은 지난 달 전시 폐막 직후 폐기됐다.

주씨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웹툰 불법 유통 근절 캠페인에 참여한 바 있다. 시각 창작물의 저작권 침해와 무단 사용의 폐해를 규탄했던 작가가 침해 당사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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