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9·11 테러 기밀문서 첫 공개.."사우디 정보요원 연루 의심"
[경향신문]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처음으로 공개한 9·11 테러 조사 기밀 문서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미국 대학생이 9·11 테러범을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FBI가 사우디 대학생을 사우디 정보요원으로 보고 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공개된 문서에는 사우디 정부가 9·11 테러에 가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
FBI는 9·11 테러 20주기인 11일(현지시간) 16쪽 분량의 9·11 테러 조사 기밀 문서 일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FBI는 사우디 국적의 오마르 알-바유미가 적어도 2명의 9·11 항공기 납치 테러범을 돕기 위해 여행과 숙박, 자금 지원을 제공하는 데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FBI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사는 대학생 알-바유미를 사우디 정보 요원이나 사우디 영사관 관료로 의심했다.
앞서 미 의회 9·11 테러 조사단도 알-바유미가 사우디 정보 요원이거나 납치범을 지원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문건 공개는 9·11 테러 희생자 유가족의 요구로 이뤄졌다. 유가족 약 1800명은 테러범 19명 중 15명이 사우디인이며,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라덴이 사우디 왕실과 긴밀한 유력 집안 가문 출신이라는 점에서 사우디 정부 연루설이 증폭되자 지난 7월 조 바이든 행정부 측에 FBI 조사 문서 기밀 해제를 요구했다. 이들은 올해 문건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9·11 추모식에 참석하는 데 반대한다며 문서 공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테러 조사와 관련한 문건의 기밀해제 검토를 법무부 등에 지시했다.
사우디 정부는 지속적으로 9·11 테러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지난 8일에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의 FBI 문서 공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부 역시 9·11 테러에 사우디 정부가 직접 연루됐는지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미 법무부는 FBI가 비행기 탈취범과 공모 의심자 간 조사를 최근 완료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01년 9월11일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뉴욕 무역센터와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 등을 공격하는 바람에 3000명 가량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테러를 당했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알카에다와 알카에다를 보호해온 탈레반에 공습을 이어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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