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도 이재명 과반, 결단에도 이낙연 답보

김미경 2021. 9. 12.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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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선거인단 투표 51.09%
이낙연, 의원직 사퇴 '역부족'
전문가 "이재명 대세론 커질듯"
12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파죽지세'로 흐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지고 맹추격에 나섰지만 대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1차 슈퍼위크(선거인단 투표)에서까지 과반 득표 행렬을 이어간 만큼 2·3차 슈퍼위크에서도 '이재명 대세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지사는 12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에서 55.36%, 1차 슈퍼위크 51.09% 지지율을 얻었다. 앞선 대전·충남, 세종·충북, 대구·경북 경선을 더한 누적 결과도 51.41%로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2위인 이 전 대표는 강원지역 경선에서는 27.00%였으나 1차 슈퍼위크에서 31.45%를 얻으며 누적 31.08%로 이 지사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누적 11.35%로 3위를 공고히 했다. 이 지사는 강원에서 지역 순회 경선 4연승을 달성한 데 이어 1차 슈퍼위크에서도 과반을 차지하면서 확실하게 초반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 지사는 최근 △무료 변론 논란 △황교익 보은 인사 △이천 쿠팡 화재 당시 먹방 논란 등 여러 리스크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오히려 지지세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이 지사는 뚜렷한 쏠림 현상이 없던 충청권에서 이 전 대표를 더블 스코어로 누르면서 결선 투표 없는 본선행 가능성을 키웠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에 '네거티브 중단' 전략 수정까지 내놨지만 신통치가 않다.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것은 지난 4~5일 충청 지역 경선 결과가 나온 지 3일 만인 지난 8일이다. 당시 이 전 대표는 대전·충남, 세종·충북 경선 결과 합계 28.19%였고, 이 지사는 54.72%를 기록했다.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이후인 11일 진행된 대구·경북 경선에서 이 전 대표는 27.98%를 얻었고, 강원에서는 27.00%였다. 사퇴 선언 전후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다만 일반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처음으로 30% 벽을 뛰어넘으면서 추격의 보폭을 넓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세론'이 2·3차 슈퍼위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견했다. 다만, 이 지사의 강한 기선제압으로 군소 후보군이 대선 레이스에서 이탈할 경우 '의원직 사퇴'까지 감수한 이 전 대표로 합종연횡이 진행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놨다.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는 나름대로 배수의 진을 쳤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지사에게 지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문제를 삼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중도 표심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대선 경선 국면을 볼 때 추 전 장관의 상승세가 이 전 대표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 교수는 "이 지사 지지자들 중에서 친문 세력에 속하는 사람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인사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서 추 전 장관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이 지사의 표가 조금 빠지고, 이 전 대표와의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이 터지면서 민주당 내 표심이 결집되는 효과가 나타났고, 추 전 장관의 표가 많아졌다"면서 "이 표심이 호남지역 투표로까지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넘어설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지만, 호남지역, 수도권 등에서 얼마나 약진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는 승부수가 아닌 것을 승부수로 삼은 셈"이라며 "새로운 이미지 구축이나 '시리즈 정책' 등을 대안으로 삼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국민 경선은 대체로 흐름을 타기 때문에 초반에 대세론을 잡은 이 지사에게 유리하게 흐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앞으로 경선 기간 중 5명의 후보가 합종연횡할 가능성이 살아 있으니 후보 간 역학구도를 잘 봐야 한다. 이 지사를 견제하려고 이 전 대표에게 힘을 실을 수도 있지만, 차기 등을 노리고 이 지사에게 합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미경·권준영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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