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옥죄는 금융당국] 당국 애매한 입장에 세입자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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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전세자금 대출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려 하자 혼란이 일고 있다.
당장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의 대부분이 실수요 자금이라 규제에 나설 경우 반발이 예상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8월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19조967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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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확정된 바 없다" 해명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전세자금 대출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려 하자 혼란이 일고 있다. 당장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의 대부분이 실수요 자금이라 규제에 나설 경우 반발이 예상된다. 올해 들어 전세자금 대출이 급격히 늘어났지만, 그 배경에는 투기수요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셋값 급등이 대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8월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19조9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이뤄진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전세대출의 1.94%인 2조3235억원에 그쳤다.
전세대출 대부분이 전세주택을 구하기 위한 용도나, 전세계약 갱신에 쓰였다는 말이다. 전세대출은 임대인과 임차인 간 계약이 이뤄짐과 동시에 은행이 임대인의 계좌에 직접 보증금을 입금해 준다. 실수요가 아닌 전세대출이 발생하기 힘든 요인이다.
전세대출 중 전세계약 목적이 아닌 대출은 보증금을 담보로 받는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있다. 대출 확정일과 임대차 계약 만기일 사이에 통상 보증금의 80%까지 받는 상품이다. 전세계약을 위해 자금을 확보한 임차인이 겪을 수 있는 생활고를 전세보증금을 통해 우선 해결하라는 취지인데, 차주의 안정자금 사용처는 파악할 수 없어 부동산 투기에 쓰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생활안정자금 대출자의 주택 소유 여부가 은행 전산망을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되고, 대출 실행 시 소득 증빙 서류 제출, 24개월인 전세계약 기간 내에만 실행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투기성 자금으로 쓰일 여지는 적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은 올해 14.02% 늘었는데,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되레 7.99% 감소했다. 은행 관계자는 "실제 생활고를 겪는 수요자를 위한 대출이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된다. 전세대출 수요가 늘어난 건 실제 전셋값이 뛰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KB리브부동산'의 통계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국과 서울을 기준으로 작년말보다 각 8.6%, 8.7% 올랐다.금융당국이 전세대출에 애매한 입장을 취하면서 실수요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전세대출 관리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기자들의 질문에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부동산 카페와 은행 창구에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 '전세대출 한도 축소', '전세대출 가능 여부', '규제 시행 여부' 등이 주된 사항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한도 축소가 이어지면서 전세까지 규제가 시행되는 건 아닌지 물어보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당국의 명확한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 혼란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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