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하는 MZ세대] 최저임금·52시간 여파 중기 구인난 심화

박정일 2021. 9. 1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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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주한 물량을 감당하려면 도크를 풀 가동해도 부족합니다. 사람이 간절히 필요한데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 보니 젊은 인력들이 조선소에서 일할 바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급한대로 노사 합의를 전제로 주52시간이라도 한시적으로 풀어달라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거제에 있는 한 중소 조선업체 사장은 현장의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전했다.

앞서 중소 조선업체 사장의 말처럼 정부가 내년까지 8000여명의 조선분야 인력 양성을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현장에 일할 사람이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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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임금 노동자의 평균연령 동향. <출처= 임금근로자의 고령화와 산업별 노동시장 변화 분석 보고서, 한국고용정보원>

"현재 수주한 물량을 감당하려면 도크를 풀 가동해도 부족합니다. 사람이 간절히 필요한데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 보니 젊은 인력들이 조선소에서 일할 바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급한대로 노사 합의를 전제로 주52시간이라도 한시적으로 풀어달라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거제에 있는 한 중소 조선업체 사장은 현장의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전했다.

구직자들은 일자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어 좌절하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경직된 노동규제가 일자리 미스매치를 만들고 있다. 앞서 중소 조선업체 사장의 말처럼 정부가 내년까지 8000여명의 조선분야 인력 양성을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현장에 일할 사람이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 뿐 아니라 농업도 마찬가지다. 고령화가 심각한 농어촌의 특성에다 국내 근로자의 농촌 기피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농사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는 0명이었고, 올 들어 504명이 입국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제도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더 편한 일을 찾기 위해 농촌을 이탈하는 상황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강원도와 전라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확철에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청년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여가관련 산업, 도소매, 서비스업 등은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로 일자리 확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반도체와 배터리 등 유망산업의 경우 외국 기업들의 전문인력 영입전에 따른 인재 부족에 시달리는 중이고, 대기업 선호 현상도 여전해 중소 제조업체일수록 사람 구하기는 더 힘든 현실이다.

한국고용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정규직 기준 평균 연령이 2세 이상 상승한 산업직군은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업, 금융·보험업, 부동산·임대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이다. 특히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의 경우 평균연령이 4.0세나 올라갔다. 연령대 상승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노동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직군의 경우 산업 자체의 경쟁력 저하 또는 청년층의 기피 현상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세정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청년층 진입이 감소하는 산업에서는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력 수급 절벽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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