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11 20주년, '테러와의 전쟁' 이후 국제질서에 대비를

한겨레 2021. 9. 1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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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은 이슬람주의 국제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일으킨 9·11테러 20주년이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가 통합을 강조했고, 한국·영국·프랑스 등 정상은 희생자들을 기리며 테러 척결을 다짐했다.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미국은 2002년 1월 북한·이란·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지목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됐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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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의 플라이트 93 메모리얼에서 열린 ‘9·11 테러 20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9·11 당시 알카에다가 납치한 항공기 1대가 생크스빌 벌판에 추락해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옛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와 워싱턴 인근 국방부(펜타곤), 생크스빌 등 세 곳의 9·11테러 현장을 모두 방문했다. 펜실베이니아/AP 연합뉴스

지난 11일은 이슬람주의 국제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일으킨 9·11테러 20주년이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가 통합을 강조했고, 한국·영국·프랑스 등 정상은 희생자들을 기리며 테러 척결을 다짐했다. 지난달 말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해 ‘20년 중동 전쟁’이 막을 내리기 시작한 시점이어서, 이날 추모행사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욱 쏠렸다. 아프간 철군은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만큼, 국제질서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격변기를 헤쳐나갈 한국의 안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세계는 2001년 9월11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만큼 9·11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미국은 2002년 1월 북한·이란·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지목했다. 당시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북한이 알카에다에 생화학 무기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미국이 대북 강경책에 매달리면서 남북 관계, 북-미 관계가 자주 막혔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20년간 벌인 테러와의 전쟁은 실패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재집권했고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는 건재하다. 미국은 막대한 국채를 발행해 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빚더미에 올랐고, 국내 불평등이 깊어졌다. 세계 곳곳에서 무슬림을 테러·폭력 세력으로 보는 인식이 늘어나 무슬림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커졌다.

미국은 아프간 철군을 통해 중국·러시아 견제와 국내 경제 재건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냈다. 올 1월 바이든 정부 출범 뒤에도 미국은 공세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됐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의 갈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은 눈길을 끈다. 양국은 ‘미-중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을까’라는 세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미-중 경쟁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위기, 기후변화 대응 등이 얽혀 국제질서가 급변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바이든 정부의 전략 변화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철저하게 분석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도 대선 국면에서 국내 현안에만 매몰되지 말고, 국가안보전략 공론화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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