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의혹 고발장 미스터리.."검찰개입" vs "조작"(종합)

민경락 2021. 9. 1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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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장에 미공개 내용·판결문 게재 놓고 논란 증폭
"고발장 전송날짜 조작"vs"檢 내부자료 토대로 작성"
압수수색 항의하는 김웅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핵심 당사자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압수수색 나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이 지난해 4월 제보자에게 전달될 당시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 않았던 정보들이 담겨 있는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은 이를 근거로 조작 의혹을 제기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검찰청이 미공개 내부조사 자료를 토대로 고발장 작성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래픽]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쟁점 3가지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정치권을 강타한 고발사주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변질하고 있다.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쟁점별로 나눠 보면 제보자가 누구인지, 작성자는 누구인지, 검찰이 출처라는 초안이 실제 고발장에 쓰였는지 등이다. jin34@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제보자에 전달된 고발장…작성 주체 논란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당 선대위 부위원장이었던 조성은 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4월 3일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권언유착' 의혹이 언론을 통해 처음 보도된 날이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여권 인사들의 비리정보를 폭로하도록 강요한 채널A 사건은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설로 '검언유착' 의혹으로 불렸던 상황이다.

당일 한 언론매체는 범죄 전력이 있는 '제보자X' 지모씨가 채널A 사건에 개입한 사실을 처음 공개하며 지씨와 범여권 인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근거로 정치권과 일부 언론 간 공모 의혹을 제기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김 의원이 조씨에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20쪽짜리 고발장에는 해당 기사와 비슷한 '권언유착' 의혹에 관한 언급과 그때까지 보도되지 않은 더 상세한 내용이 담겼다.

이 전 채널A 기자가 지씨와 접촉하며 이 전 VIK 대표를 취재한 경위가 대표적이다. 지씨와 이 전 VIK 대표와의 관계 등 당시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던 내용도 단정적이고 구체적으로 고발장에 적시됐다.

범여권 의원과 지씨 등의 SNS 글을 캡처한 140여개에 달하는 이미지와 지씨의 범죄 전력을 증명하는 실명 판결문까지 첨부됐다. 실명 판결문은 법조인이 아닌 일반인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자료다.

채널A 사건과 관련해 '권언유착' 의혹을 새롭게 부각한 보도가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일반인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방대한 증거물이 준비된 셈이다.

제보자 조씨에 따르면 고발인이 명시되지 않은 채 범여권 인사·언론인 등 피고발인들과 구체적인 범죄 혐의, 수신처(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가 적시된 고발장과 꼼꼼하게 정리된 자료들은 '손준성'이라는 사람을 통해 김 의원에게 전달됐다.

여기에 나오는 손준성은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와 이름이 같다.

공수처, 대구고검 손준성 인권보호관 사무실 압수수색 (대구=연합뉴스) 지난 10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들이 대구고검에서 '고발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검, 고발장 전달 직전 자체조사 마무리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고발장 작성 과정에 개입했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특히 고발장 전달 직전 마무리된 대검의 자체 조사자료가 고발장 작성의 토대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31일 MBC의 '검언유착' 의혹 첫 보도 직후 자체 조사에 착수한 대검은 하루 만에 조사를 마무리해 이튿날 법무부에 한동훈 검사장의 개입을 부인하는 1차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범죄정보 조직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관련 정보수집에 총동원됐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제보자X' 지씨의 연루 의혹이 알려진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지씨의 실명 판결문이 증거 자료로 첨부된 사실도 검찰의 고발장 작성 의혹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제보자 조씨는 이날 고발장에 다수의 언론인이 피고발인으로 등장한 것과 관련해 검찰의 기자 사찰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개입설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검언유착' 의혹 보도 이틀여 만에 고발장에 취재 과정과 범여권 인사와의 공모 의혹이 담긴 점을 언급하며 "그럴 수 있는 능력은 사실상 수사기관인 검찰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고발장과 첨부 자료들이 검찰 내부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구체화할 경우 공수처 수사와 대검의 진상조사는 윤 전 총장 재직 당시 지근에서 보좌했던 참모들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야권에서는 검찰 개입 가능성을 배제한 채 당시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일반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고발장에 먼저 담긴 것 자체를 조작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한참 뒤에 작성된 고발장을 전송 날짜만 총선 직전으로 바꾸는 '정치 공작'을 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다.

고발장에 검찰이 사용하지 않는 '정언유착' 등 정치적 표현이 등장하고 김건희씨 주가조작 의혹 등 별개 사건을 같은 고발장에 포함한 것도 조작 의혹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고발 자료들의 진위를 따지는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 사주' 수사와 관련해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게 아니라 실체적 사실관계를 신속히 규명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교총 대화 마치고 나서는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한국교총 대표단과의 대화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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