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거래소, 생존 몸부림.. "끝까지 은행과 협상"

정영일 2021. 9. 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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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D-12
고팍스·한빗코·지닥 등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만 남아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이른바 가상자산 거래소 '빅4'가 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조건을 총족한 가운데 아직 시중은행의 실명확인 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중견 거래소들이 정부의 신고 시한인 오는 24일 전에 신고 조건을 맞추느라 막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법 자금세탁 우려에 대한 은행들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하고, 전통 금융권 출신 준법감시 인력을 영입하는 등 실명계좌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견 거래소들 "은행 협상 최선"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빗코 고팍스 후오비코리아 지닥 등 중견 거래소들은 은행의 실명확인 계좌 확인서를 확보하기 위해 은행과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은 받아놓은 상태라 시중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확인서만 확보하면 일단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접수를 위한 요건을 맞출 수 있게 된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거래소들은 오는 24일까지 ISMS 인증과 은행이 발부한 실명계정 확인서를 첨부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하게 돼 있다. 신고를 하지 못할 경우 17일까지 원화마켓 종료 절차를 시작하라는 것이 금융위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소들은 원화마켓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실명계정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금세탁 NO, AML 시스템 업데이트

은행들이 가상자산 거래소가 자금세탁의 통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거래소들은 자금세탁방지(AML)관련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후오비코리아는 회원가입 절차에서 가입자의 국적을 확인하며, 직업과 거래목적, 자금출처 등을 추가 수집해 보다 정교한 위험도 분류가 가등하도록 업데이트를 마쳤다. 의심거래보고(STR) 탐지 시스템도 보완해 의심거래가 탐지될 때마다 모니터링 인력이 이를 점검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다. 또 법무법인을 통해 업데이트 된 AML 기능 감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결과 특금법에서 요구하는 법률요건 10가지와 가상자산사업자 필수 요건 6가지 항목에서 모두 법률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후오비코리아는 밝혔다. 박시덕 후오비코리아 대표는 "그동안 준비한 거의 모든 부분들이 특금법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실명계좌 발급까지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블게이트 역시 기존에는 회원 정보확인 절차를 △회원가입 △2단계 인증 등 2단계로 진행했지만 여기에 고객정보확인 절차를 추가하는 강화된 고객확인 제도(EDD)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회원의 소속국가와 거주국가, 직장, 거래목적, 자금 출처 등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포블게이트는 지난 7월 AML 시스템을 구축한바 있다. 이철이 포블게이트 대표는 "보다 안전한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 금융권 출신 인사 채용 잇따라

자금세탁이나 준법경영 감시 등 전문 인력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거래소 지닥을 운영하는 피어테크는 최근 구글 페이먼트 코리아의 준법감시인이자 보고책임자를 역임한 최우석씨를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했다. 최우석 준법감시인은 노무라금융투자에서 AML 관련 준법감시를 책임진 이력도 가지고 있다. 또 재경부와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등의 이력을 갖춘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의 곽상용씨를 감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피어테크는 또 상반기 재무실사 보고서를 통해 고객 예치금에 대한 지급 준비율이 100% 이상이며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분리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하고 있다. 지닥은 "제도권 금융수준의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로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운영관리, 감독을 통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건전하고 투명한 거래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요건을 갖춘 '빅4' 거래소로 투자자들이 쏠릴 것에 대비하기 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는 지난 10일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사전 예약을 진행했다. 향후 실명계좌 입출금 서비스가 열릴 경우 사전 예약자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고팍스 관계자는 "신고 시한인 24일까지 실명계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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