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서울 4곳·부산 2곳.. "충전하러 지방 원정 갈 판" [수소경제 발목잡는 인프라]

임광복 2021. 9. 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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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충전소 112기까지 늘었지만
서울은 지난 2년간 추가 건설 '0'
비싼 땅값에 심각한 님비현상 겹쳐
대도시 부지확보 난항 '인프라 심각'
수소연료전지차 공급과 충전소 보급 간 미스매치 현상이 미래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은 한국이 세계 선두권이지만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수소충전소 보급은 정체돼 충전불편은 심각하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대도시에 수소충전소 보급이 시급하다. 그런데 서울은 수소충전소가 4곳에 그치고 지난 2년간 추가건설이 전무했다. 현 정부 들어 땅값이 급등해 도심에 신규 수소충전소 건설이 어려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심각한 님비현상도 한몫해 수소충전소는 도심에서 먼 수도권 교외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으로 내몰렸다. 충전소 건립비용 대비 수익성을 고려한 경제성도 낮아 당분간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인프라 부족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도시에 수소충전소 부족

12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역은 국회 수소충전소 개소(2019년 9월)후 지난 2년간 추가건설이 전무해 수소차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국 수소충전소는 112기가량인데 서울은 4기에 그친다.

이마저도 올 초까지 양재 수소충전소 업그레이드로 서울에는 수소충전소 3곳밖에 운영이 안되던 상황이었다. 양재 수소충전소를 일일 충전능력을 24대에서 60대로 2.5배 확대해 지난 3월 재개소했지만 서울에 수소충전소 절대량은 여전히 부족하다.

서울에 향후 수소충전소 추가설치도 1곳에 그친다. 정부가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거쳐 연말에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의 서소문CNG충전소를 수소충전소로 전환시키는 것이 유일하다. 서소문충전소는 30분에 버스 1대 이상, 승용차는 1시간에 7대가량 충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서울은 비싼 땅값과 경제성 부족, 님비현상 만연 등으로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는 어려움이 크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가격이 2배 이상 올라 수소충전소 부지확보 자체가 쉽지않다.

제2도시 부산도 서부산NK수소충전소(강서구 송정동)와 H부산수소충전소(사상구 학장동) 2곳뿐이다. 연말에 기장군 정관읍과 해운대구 송정동에 수소충전소 2곳이 추가되지만 보급된 수소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은 세계 수소차 3만7400대 중 33.3%(1만2439대·지난 3월 기준)가 보급된 세계 1위여서 인프라 부족은 더 크게 다가온다.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본부장은 "전국적으로 수소충전소 인프라는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서울은 땅값이 비싸고 부지가 없어 추가 건설이 쉽지 않다"며 "서울시가 3곳 정도 추가건설을 준비하지만 주민 민원과 환경부 인허가 등 변수가 많아 내년까지는 봐야 한다"고 밝혔다.

■땅값 비싸고 경제성 부족해 어려움

기존 주유소, LPG충전소 등을 수소충전소로 전환할 경우 부지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만, 아직 경제성이 낮아 사업자들이 미온적이다. 기술개발로 수소충전소 설치비용이 약 30억원에서 20억원 내외로 하락세지만 사업자 부담감은 상당하다. 환경부는 지난해 적자로 운영되던 수소충전소 12곳에 수소연료구입비를 1곳당 평균 1억1000만원을 지원했다. 업계에선 수소충전소가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하루 100대 이상을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GS칼텍스 등 에너지대기업과 중소기업, 개인사업자들이 수소충전소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수소차 보급이 늘고, 정부 운영보조금도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수소충전소는 인건비 등을 고려해 통상 오후 10시 이후 심야영업도 이뤄지지 않아 차주들 불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수소차는 초기시장이어서 전국적으로 수소충전소가 확대되지만 정부 목표치에는 못미칠 전망이다. 환경부는 당초 전국 수소충전기를 2021년 말 전국 180기 이상 설치하려고 했지만 150~160기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수소충전소는 2019년 상반기 전국 30기에서 하반기 37기(+23%), 2020년 상반기 45기(+22%)였다. 이후 2020년 하반기 70기(+56%), 올해 상반기 110기(+57%)로 최근 확산세는 가팔라졌다. 연말연초 40~50기가 추가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들의 수소인프라 확대로 향후 전망은 나쁘지 않다. 효성은 연 10만대의 수소차에 연료를 공급할 액화수소플랜트를 2023년 울산에 완공한다. 또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수소경제에 본격 진출하면서 수십조원을 투자하기로 해 향후 관련 산업성장과 인프라 개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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