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최초 '예선 치르고 우승'..18세 라두카누 테니스 새 역사

이용건 2021. 9. 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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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2002년생 '10대 결승전'서
페르난데스 2대0으로 꺾어
10경기서 한 세트도 안내줘
US오픈에서 우승한 에마 라두카누가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P = 연합뉴스]
세계 랭킹 150위.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 본선 출전권도 없던 만 18세 에마 라두카누(150위·영국). 하지만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오른 뒤 결승전까지 10경기 모두 세트스코어 2대0으로 무실세트 승리를 거뒀다. '예선 선수 우승'은 남녀 테니스 메이저 대회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 특히 이 경기는 2002년생 동갑내기 '10대 대결'로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모였다.

라두카누는 이날 2세트에서 몸을 던지는 수비로 왼쪽 무릎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면서도 레일라 페르난데스(72위·캐나다)를 공략했고 결국 세트스코어 2대0 승리를 거둔 뒤 코트에 드러누워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그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본선과 결승전에 오른 것만으로 나에겐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항상 그랜드슬램을 꿈꿨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지는 몰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예선을 거친 선수가 우승한 것은 '최초'이며 무실세트 우승은 2014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영국 여자 선수가 메이저 챔피언이 된 것은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44년 만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젊은 나이에 이뤄낸 엄청난 성과"라며 "당신과 상대 선수 페르난데스의 놀라운 결과는 다음 세대 테니스 선수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축하한 이유다.

오는 11월 16일 만 19세가 되는 라두카누는 아버지 이안이 루마니아인이며 어머니 리나가 중국인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지만 2세 때 가족이 영국 런던으로 이민을 갔고 현재는 국적도 영국이다.

어린 시절 발레, 승마, 수영, 모터사이클 등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했으며 테니스는 5세 때 시작했다. 가족의 영향 때문인지 라두카누의 롤모델은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와 리나(중국)다. 무엇보다 라두카누는 '공부하는 선수'로 관심을 끌었다.

재정·금융 분야에서 일하는 부모를 둔 라두카누는 지난 5월 뉴스테드우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치른 대학입학시험 A레벨 등급 테스트에서 수학 A+, 경제학 A 학점을 받아 화제가 됐다. '학생 선수'가 힘들진 않을까. 이에 대해 "나는 A학점 이하 성적은 못 받아들인다"고 말한 뒤 "학교는 친구를 사귀고, 테니스 스트레스의 탈출구가 된다. 또 공부를 하면서 코트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전술적으로 더 현명하다고 느낀다"며 장점을 밝혔다.

아쉽게도 19세 페르난데스는 오사카 나오미, 안젤리크 케르버, 엘리나 스비톨리나, 아리나 사발렌카 등 '세계 톱5' 선수를 3명이나 제압하면서 결승에 올랐지만 라두카누는 넘지 못한 뒤 코트에서 눈물을 쏟아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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