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인테리어 '빅3' 재편..중기 어쩌나

연승 기자 2021. 9. 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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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백화점 뒤이어
한샘 업은 롯데쇼핑도 가세
판매처 확보 점점 어려워져
에넥스·일룸 등 전략 고심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유통 빅3'가 잇달아 가구·인테리어업계에 진출하면서 가구업계역시 이들 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6월 오픈한 '한샘디자인파크 롯데 메종 동부산점'은 지상 1~2층에 영업면적만 2960㎡ 규모로,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국내외 38개 가구·가전 브랜드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사진 제공=한샘
[서울경제]

한샘 인수에 롯데쇼핑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면서 가구·인테리어업계가 ‘3강 구도’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이 한샘 인수에 참여하게 되면서 국내 주요 백화점 기업이 모두 가구·인테리어업계에 진출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에몬스, 에넥스, 일룸 등 중견 가구기업을 비롯해 중소규모의 가구 회사들 사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백화점 내 의류 매장들이 대폭 축소되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구점 입점을 늘린 데다 백화점 기업들이 잇달아 가구 전문몰을 오픈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구 거리가 아닌 백화점이 주요 가구 구매 채널이 됐다. 사실상 백화점 기업 중심으로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중소 가구기업들도 생존 전략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구·인테리어 기업들이 백화점을 비롯해 가구 전문 몰 등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나섰다. 코로나에 가장 커다란 타격을 받은 중소 의류 매장을 줄이는 대신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는 하지만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단가도 높은 가구 브랜드의 매장을 보다 확대했다. 롯데는 지난 6월 리빙 전문관 ‘메종 동부산’을 오픈한 데 이어 의왕 백운호수 인근 등에 관련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롯데와 한샘은 협업을 통해 대형 매장을 오픈했다. 롯데마트 부산광복점, 롯데백화점 부천중동·울산점, 롯데몰 동부산점 등에 부엌·욕실·가구·생활용품부터 리모델링까지 ‘원스톱’으로 체험·구매할 수 있는 대형 토털 홈인테리어 매장을 선보였다. 특히 '한샘디자인파크 롯데 메종 동부산점'은 지상 1~2층에 영업면적만 2960㎡ 규모로,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국내외 38개 가구·가전 브랜드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 미아점에는 토털 인테리어 전시장 ‘리바트 미아점’이 문을 열었다. 전국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리빙 브랜드 매장 중 큰 규모로 714㎡에 달한다. 거실, 안방, 서재 등 공간별 가구 200여 종과 주방·욕실 제품이 전시된 10여 개 쇼룸이 설치됐다. 신세계까사도 백화점 입점을 통해 매장 수와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특히 신세계 영등포점 까사미아 매장은 926㎡ 규모로 소파, 부엌용 가구 등 고가 제품을 모델하우스처럼 전시했다.

이처럼 백화점과 대형 전문관 중심으로 가구 판매 채널이 재편되면서 중소 가구업체는 비상이 걸렸다. 백화점을 비롯해 리빙 전문몰에 입점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데다 롯데쇼핑이 업계에 들어오면서 까사미아와 리바트를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하면서 벌어졌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다. 백화점 그룹이 가구 업체를 인수하면서 중소 가구업체들은 백화점 입점이 더욱 어려워진 데다 최근에는 백화점이 주요 가구 구매처가 되면서 수익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중견 가구 기업들은 앞으로 도태되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백화점 그룹의 막대한 자본과 유통 채널을 통해 ‘3강 구조’로 굳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소 업체들은 대부분 임대 매장에 들어가서 이를 감당하기도 어려운데, 백화점 그룹의 경우 매장을 사거나 새로 지어서 랜드마크로 만들기 때문에 저희 같은 업체들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한샘은 대중적이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는 다소 부족해 이를 보강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 스카웃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까사미아를 인수했을 당시 생가보다 품질이 좋지 않아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이 아닌 주문자 생산부품(OEM)으로 바꿨다”며 “이후 디자이너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업계 인력 이동이 극심했다”고 전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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