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값으로 황제주 산다.. 내년부터 소수점투자 시대

김민기 2021. 9. 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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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3만원짜리 카카오 주식을 1만3000원으로 0.1주만 구매하거나, 삼성전자 주식을 1만원어치(0.1328주)만 사는 '소수단위' 주식투자가 올해 말 해외주식을 시작으로 허용된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2개 증권사가 투자자의 소수단위 해외주식 매매주문을 합산하고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으로 '온주'(온전한 1주)를 만드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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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외주식·내년 국내주식 허용
주식 권리 분할 쉬운 신탁제 활용
배당금 받지만 의결권 인정 안돼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위험 관리
주당 13만원짜리 카카오 주식을 1만3000원으로 0.1주만 구매하거나, 삼성전자 주식을 1만원어치(0.1328주)만 사는 '소수단위' 주식투자가 올해 말 해외주식을 시작으로 허용된다.

국내 주식은 내년 3·4분기 내에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화표 한 장 값에 영화관株 산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국내 및 해외주식 거래 시 소수단위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소수단위 거래를 위한 별도 인프라를 구축하고 희망 증권사들이 이를 이용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는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단위 거래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2개 증권사가 투자자의 소수단위 해외주식 매매주문을 합산하고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으로 '온주'(온전한 1주)를 만드는 식이었다.

국내 주식에선 상법상 주식불가분 원칙이 있을뿐더러 증권거래 및 예탁결제 인프라가 온주단위로 설계돼 있어 소수단위 주식거래가 불가능했다.

이에 금융위는 국내주식에 대해서도 권리 분할이 용이한 '신탁제도'(수익증권발행신탁)을 활용해 기존 원칙과 인프라 훼손 없이 소수단위 거래를 실시키로 했다.

증권사가 투자자의 소수단위 주식주문을 취합해 온주로 만들어 증권사 명의로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하면 예결원이 증권사로부터 온주단위 주식을 신탁받아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식이다. 투자자는 주문 수량에 따라 수익증권을 취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 4만원으로는 주당 41만원인 네이버 주식을 살 수 없지만 소수단위 거래가 허용되면 4만원으로 네이버 주식 약 0.1주를 살 수 있게 되는 식이다. 또 LG생활건강과 같이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 투자도 1만~10만원가량의 소액으로 가능해진다.

해외주식의 경우 투자자 소수단위 지분을 증권사 계좌부에 직접 기재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예결원은 증권사 계좌부에 기재된 소수단위 주식 총량을 '소수단위 전용계좌'에 별도로 기재해 관리한다.

금융위는 "투자자는 수익증권 보유자로서 주식 배당금 등 경제적 권리를 향유하되 소수지분의 의결권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예결원이 자본시장법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자·증권업계 '환영'

금융위의 소수단위 거래 개선안에 개인투자자를 비롯한 증권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규모 자금으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위험관리 등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이 적은 청년층의 고액 종목 진입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예결원에 따르면 30대 이하 투자자가 지난해 기준 316만명으로 전년 대비 103%나 급증한 가운데 이들의 1인당 주식보유 금액은 20대 1174만원, 30대 2849만원으로 5000만원~1억원 이상인 40대 이상보다 훨씬 적었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투자자는 소규모 자금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위험관리 등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된다"며 "증권사는 주식주문 등 투자자에 대해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당국의 국내외 주식 소수점 거래 허용안을 매우 환영한다"며 "이번 제도 개선을 발판삼아 누구나 소액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새로운 문화를 확산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소수단위 거래가 이뤄지기까진 최대 1년여가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해외주식은 올해 중, 국내주식은 내년 3·4분기 중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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