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방통위, 카카오T 조사 착수..'콜몰아주기' 진실은?

김현아 2021. 9. 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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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카카오모빌리티 조사결과 달라
코로나19 현황 등 조사 시기 차이가 영향
호출수락 구조, 자동배차보다 콜 수 적어져
자동배차 전체 도입 어려워
플랫폼 기업간 병행호출 시스템 정도가 대안
공정위 이어 방통위도 사실확인 착수
빅테크 불신이 모빌리티 산업 잡을라 걱정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대선을 앞두고 택시 업계 등 조직표를 의식한 여권의 플랫폼 규제 목소리가 커지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사 가맹택시 ‘콜몰아주기 논란’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논란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지난해 9월 경기도가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카카오모빌리티가 이에 반박하면서 한차례 전쟁을 치른바 있다. 당시 경기도는 개인택시의 카카오T 배차 콜 건수가 블루택시(카카오 가맹택시) 운행이후 29.9%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카카오는 개인택시의 일평균 수신콜수가 42% 증가했다는 전혀 다른 통계를 내놨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업계는 ①자동 배차와 호출 수락의 차이 ②코로나 19로 인한 이동량 감소에 따른 택시 호출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자동배차에 대한 논란을 없애려면 ③카카오와 중소 플랫폼 기업간 시스템 연동(병행 호출 시스템 구축)같은 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호출 수락하면 자동 배차보다 콜 수 적어져…플랫폼 기업간 협력 정도가 대안

경기도와 카카오모빌리티의 개인택시 호출 추이가 다른 이유는 조사 시기와 대상이 영향을 미쳤다.

경기도는 코로나가 한창 심각하던 2020년 9월 10일~20일까지 개인택시기사 11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카카오는 코로나가 잠시 주춤하던 시기(2020년 5월)를 포함한 2020년 2월~8월 자사 콜을 받은 개인택시 기사의 전체 콜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콜 수락 형태의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는 자동배차로 콜이 가는 반면, 일반 개인택시는 택시 기사가 콜을 수락하면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반 개인택시 기사들에게도 자동배차할 순 없을까? 그러려면 개인택시 기사나 다른 법인택시들도 모두 카카오 시스템을 써야 한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콜 몰아주기 논란이 있을 때 서울시에서 모든 택시를 자동배차 할 순 없느냐는 질의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리 하려면 입출금관리, 배차관리, 출퇴근 관리 같은 운행 관련 관제가 모두 연동돼야 한다. 사실상 카카오의 가맹택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카카오와 계약하지 않은 법인 택시가 자동 배차 속으로 들어오려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카카오의 독점력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왼쪽부터)정원조 KST모빌리티 대표,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이 택시 플랫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다만, 다른 중소형 플랫폼의 가맹택시 기사로 일하면서 카카오T 호출을 가맹택시와 별 차이 없이 받는 방법은 있다. 플랫폼 기업간 시스템을 연동해 병행 호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7월 KST모빌리티, 코나투스, 코액터스와 상생협력 협약식을 맺고, 해당 플랫폼의 가맹택시로 일하는 기사들이 카카오T 호출과 자사 콜 호출을 모두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합의했다.

공정위 이어 방통위도 카카오모빌리티 사실확인 착수

최근의 플랫폼 규제 강화 분위기와 맞물려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논란’이나 ‘스마트 호출료’ 인상 시도는 공정위와 방통위의 플랫폼 규제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택시 단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택시에만 호출을 몰아줘 개인택시 등 비가맹택시는 배차 차별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공정위에 신고했고, 공정위는 현장조사를 통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력 남용과 거래상 지위남용에 해당하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

방통위 사실확인도 시작됐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8일 국회 예결산특위에 참여해 “이용자, 택시 가맹사업자 입장에선 무료를 전제로 가입했는데 중간에 유료 전환 이후 갖가지 수수료로 과금하는 것은 애초의 약속과 다르다”라면서, 전기통신사업법을 ‘폭넓게’ 해석해 금지행위여부를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부가통신사업자(카카오모빌리티)가 비용이나 수익을 부당하게 분류해 설비를 공동활용하게 만들거나 이용약관과 다르게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 이익을 현저히 해칠 경우 금지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

일단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로는 공정거래법이든 전기통신사업법이든 처벌이 쉽지 않아 보인다.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간 차이는 시스템 연동 차이가 원인이어서, 콜몰아주기 논란이 가맹택시 별로 카카오가 차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스마트호출료 인상 시도 역시 국토교통부에 신고한 요금제인데다 이용약관과 다르게 제공하지 않았고 요금인상 시도를 금방 포기한 만큼 자체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을지 논란이다.

빅테크 불신이 모빌리티 산업 잡을라 걱정도

업계는 선거철과 맞물려 빅테크에 대한 불신이 택시 호출료를 신고제가 아닌 인가제로 바꾸는 등 강한 모빌리티 산업 규제로 이어질까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시도했던 스마트호출료는 타다플러스나 서울시 심야시간 해피존 등 다른 탄력요금제와 달리, 기본운임(3800원)외에 이용자에게 추가로 받는 호출료(0~5000원)중 40%를 카카오모빌리티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여서 논란이었다. 이제라도 되돌려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금과 서비스가 다양한 모빌리티 산업이 활성화되면 기사님들도 심야 시간대에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정부·여당의 플랫폼 규제 강화가 이런 순기능까지 없앨까 걱정”이라고 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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