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따라 널뛰는 정부 집값 통계..이번엔 민간 상승률 2배

김흥록 기자 2021. 9. 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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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률을 과소 집계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가 최근 민간 통계보다 오히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은 지난 7월 가격 산정에 활용하는 아파트 표본 갯수를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가구로 두배 이상 늘렸는데 이후 통계 상승폭이 이전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원의 아파트 가격 통계는 그동안 집값 또는 집값 상승률을 과소 측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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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 7월에 2배 늘린 이후
서울 상승률 6주째 0.2% 넘어
부동산114는 4개월째 변동없어
"표본주택 조사방식 한계" 지적
[서울경제]

집값 상승률을 과소 집계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가 최근 민간 통계보다 오히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 통계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 7월 표본 변경을 전후로 집값 상승률 격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일부 표본 집값의 변동에 따라 전체 통계 수치가 널뛰는 모습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9월 첫주(8월31~9월6일) 0.21%를 기록, 8월 첫주(7월27~8월2일) 이후 6주 연속 0.2%를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집값 상승폭은 부동산원이 통계 표본 보정 작업을 한 이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원은 지난 7월 가격 산정에 활용하는 아파트 표본 갯수를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가구로 두배 이상 늘렸는데 이후 통계 상승폭이 이전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표본을 늘리기 전인 6월의 경우 상승률이 4주 연속 0.11~0.12% 수준이었다. 표본 갯수를 늘리자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6월 9억2,812만원에서 7월 11억930만원으로 1억8,118만원이나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민간 통계인 부동산114 수치와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둘째주 0.05% 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4월 마지막주 0.10%로 상승폭이 커진 이후 9월 둘째주(0.12%)까지 매주 0.10~0.13%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5월 이후 4개월째 서울 아파트 집값 상승률에 큰 변동이 없다. 표본 조사 방식인 부동산원과 달리 부동산114는 전수 조사 방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초 2·4대책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상승률이 줄어들었다가,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간 상승률이 0.1% 수준으로 커진 이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선거 이후 특별히 상승폭이 더 커지거나 줄어들 만한 요인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원의 아파트 가격 통계는 그동안 집값 또는 집값 상승률을 과소 측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고 발언해 통계 논란을 야기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52%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할 때 부동산원의 집값 상승률이 부동산114보다 2배 가량 가파르게 나오는 최근 결과는 이례적이라는게 시장의 평가다.

시장에서는 부동산원이 표본 보정 작업을 통해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신축 아파트 등을 포함시킨데다, 그동안의 비판을 의식해 조사원들도 기존보다 주택 가격을 덜 옥죄는 방식으로 산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연간 최저 수준으로 줄면서 한두건의 고가 거래가 발생한 단지가 표본에 선정돼 있다면 전체 집값이 상승한 것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표본주택의 가격에 따라 전체 통계가 결정되는 현재 조사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비공개 표본조사 방식은 조사원들이 한정된 표본에 대한 시세를 만들어내다 보니 외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은 정책적 해태로 인해 과소 집계된다든지, 몇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의 시장 오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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