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SK텔레콤과 2021년 카카오

한겨레 2021. 9. 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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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텔레콤의 사상 최고가는 2000년 2월에 기록한 50만7천원(현재 액면가 기준)이다.

주가와 실적이 차이가 큰 건 성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 속도로 가입자가 증가할 거란 기대가 주가를 최고가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시장의 기대대로 될지, 아니면 2000년 에스케이텔레콤처럼 과다한 기대에 그칠지 머지않은 시간에 결판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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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이종우의 흐름읽기]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에스케이(SK)텔레콤의 사상 최고가는 2000년 2월에 기록한 50만7천원(현재 액면가 기준)이다. 지금 주가가 30만원 안팎이니까 21년 동안 40% 가까이 하락한 셈이 된다. 1999년 순이익이 3040억원이었고, 작년은 7500억원이었으니까 그 사이 이익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주가와 실적이 차이가 큰 건 성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2000년은 이동전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가입자가 늘어나던 때다. 이 속도로 가입자가 증가할 거란 기대가 주가를 최고가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지금은 플랫폼 기업이 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의 규제 방침으로 주가가 급락하긴 했지만, 네이버는 시가총액 3위를 유지하고 있고 카카오는 5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다. 주식시장만 그런 게 아니다. 에스케이그룹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계열사 숫자가 148개나 된다. 2등이 카카오로 118개이다. 주식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서도 플랫폼 기업이 중요한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플랫폼 기업에 대한 기대가 계속 높아져 왔다. 큰 투자를 하지 않지 이미 구축돼 있는 네트워크에 서버를 확장하는 방식만으로도 매출과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작동한 결과다. 대형 플랫폼 기업은 연관 산업에 새로 진입해 시장 지배자가 되기도 쉽다. 해당 부분의 작은 기업을 인수한 후 플랫폼의 영향력을 가지고 밀어붙여 시장 지배자가 되는 게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이 써왔던 전략이다.

하지만 플랫폼 산업이 계속 높은 성장성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특정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를 규제하기 위한 방안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우리 국회에서 통과된 ‘구글갑질방지법’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들이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 증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제력 집중으로 공정경쟁이 무너지고, 빅테크 기업이 정부보다 더 큰 힘을 갖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국이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구상하거나 이미 의회에 제출해 놓았다. 우리나라의 ‘구글갑질방지법’ 통과를 계기로 다른 나라들도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 기업의 얼마 전 주가는 아무 규제 없이, 최대 이익을 낸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진 수치다. 이 가정이 흔들리면 21년 전에 에스케이텔레콤이 그랬던 것처럼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명백해진 사실이 하나 있다. 오랜 시간 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중심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점이다. 그 중심에 케이비(KB)를 비롯한 4대 금융지주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이 가장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금융 플랫폼이 될 거란 기대로 상장하자마자 금융주 중에서 시가총액 1위가 됐다. 시장의 기대대로 될지, 아니면 2000년 에스케이텔레콤처럼 과다한 기대에 그칠지 머지않은 시간에 결판이 날 것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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