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실종에 술판까지..방역은 안중 없는 與 경선 응원전

이상원 2021. 9. 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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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역 순회 경선 현장
식지 않는 '명낙대전' "게임은 끝" vs "아직 반전기회 남아"
추미애 지지자들 "윤석열 떨어질수록 추미애는 올라갈 것"

[원주=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강원 지역 표심의 행방이 공개되는 12일,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행사장 앞에 몰리면서 거리두기는 완전히 무너졌다. 특히 이날은 64만여 명의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도 함께 발표돼 향후 경선 판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날이기에 지난 3일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강원 지역의 경선 합동연설회가 진행되는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 앞은 행사가 시작되기 3시간 전인 오후 12시부터 약 300여 명의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번호를 손가락으로 만들며 후보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지역 합동 연설회 시작에 앞서 지지자들이 후보들을 응원하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이재명 측 “강원에서 끝낸다” vs 이낙연 측 “경선은 끝나지 않아”

충청권에 이어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과반을 득표하며 ‘3연승’을 기록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2시 20분쯤 행사장 앞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이 지사를 둘러쌌다. 지지자들은 이 지사에게 꽃다발을 주고 응원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이 지사 목에 둘러주기도 했다. 이 지사가 지지자들의 손을 잡아주자 울컥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춘천에서 온 한 40대 여성 지지자는 “이미 바람은 이재명으로 굳혀졌다”며 “결선에 가지 않고 오늘 끝날 것 같다”며 큰 자신감을 내비쳤다.

종로구 의원직을 내놓고 배수의 진까지 치고 경선에 임한 이낙연 전 대표는 2시 42분쯤 도착했다. 이 전 대표가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파란 바람개비를 들고 “지켜줄게 이낙연, 사랑해요 이낙연”을 부르짖었다. 이 전 대표는 입구 앞에 양옆으로 도열한 지지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한 50대 여성 지지자는 “오늘로서 완벽히 이기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점점 결집력이 높아지고 있기에 걱정하지 않고 또 현재까지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야당의 윤석열, 홍준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이 전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지역 합동 연설회 시작에 앞서 도열해 있는 지지자들을 찾아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정세균 측 “신뢰도 하면 정세균” VS 추미애 측 “윤석열은 틀리고 추미애가 옳았다”

“정세균이 이긴다”, “정세균 믿는다”를 외치며 노란 풍선과 노란 바람개비를 흔들던 지지자들은 정세균 전 총리가 2시 36분쯤 도착하자 정세균의 세 글자를 더 목놓아 외치기 시작했다. 정 전 총리는 두 팔을 벌리며 지지자들에게 호응에 화답하며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정 전 총리가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자들은 ‘우리가 정세균’이라고 적힌 깃발을 하늘에 흔들기도 하며, 일부 지지자들은 한 타령에 맞춰 ‘오늘도 정세균, 내일도 정세균, 얼쑤 좋다, 본선으로 올라갑시다’라는 가사를 붙여 부르기도 했다. 정 전 총리를 지지하는 한 50대 여성은 “정 전 총리는 일관성 있는 신뢰를 보여주기에 앞으로 그 신뢰도를 분명 당원과 국민들이 더욱 알아줄 것이라고”고 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2시 45분에 행사장 앞에 도착했다. 11일 대구·경북에서 선전을 하며 누적 득표율 3위에 등극한 추미애 전 장관의 지지자들의 응원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추 전 장관의 지지자들은 ‘검찰의 만행 그 진실을 밝힌다’라는 문구와 조국 전 장관의 캐리커처가 담긴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미애가 옳았다’, ‘미애로 합의봐’라는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한 40대 여성 지지자는 “윤석열 전 총장의 만행이 더 밝혀질수록 ‘추미애가 옳았다’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기 시작하자 지지율이 점점 더 오르고 있어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하며 추 전 장관의 3위 가능성을 예측했다.

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지역 합동 연설회장 앞에서 정세균 전 총리가 입장하자 지지자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응원 속에 묻힌 거리두기…‘치킨에 술까지’ 소풍왔나

29도까지 치솟은 강원도 원주의 날씨보다 현장의 응원 열기는 더욱 뜨거웠지만 지지자들 간 거리가 가까운 만큼 방역은 지켜지지 않았다. 후보자들이 행사장 안으로 입장하자 지지자들은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찾고 돗자리를 펴서 각자 싸 온 김밥과 빵, 뻥튀기, 과일 등을 나눠 먹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치킨을 먹으며 술판을 벌이기도 했다.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데 불안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후보의 지지자는 “응원을 멈출 수 없다”며 “득표율과 상관없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지하기로 마음 먹었기에 끝까지 현장에서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먼저 강원도에 와서 하룻밤을 묵고 응원을 하러 왔다는 또 다른 지지자는 “할 수 있는 것이 현장에서 응원하는 것 밖에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관위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처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끊임없이 모이지 말라는 공지와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모이지 말라고 해도 모이는 것까지 강제로 해산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없다”며 “현재 현장투표를 중지하고 온라인 투표로 전환했고 선관위 측에서는 최대한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지역 합동 연설회장 앞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이상원 (priz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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