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우주' 올라탄 웨이브, 충성 고객 만들기 사활

정혜진 기자 2021. 9. 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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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통한 매출 300% 급증에
모기업 지원효과 굳히기 전략
"확보한 고객 그대로 유지하고
토종OTT 차별화 서비스 관건"
T우주 광고 속 한 장면 /사진 제공=SK텔레콤
[서울경제]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가 모회사인 SK텔레콤(017670)의 지원에 힘 입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달 SK텔레콤이 출시한 전 국민 대상 구독 플랫폼 ‘T우주’가 출시 일주일 만에 15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주요 상품에 웨이브 패키지가 포함되면서 SK텔레콤 지원 효과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웨이브 성장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 매출 중 모기업인 SK텔레콤에서 발생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가 내놓은 공시 중 계열회사간 상품·용역거래 현황을 보면 지난해 전체 매출 중 SK텔레콤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이 32%를 차지했다. 전년(14%)과 대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웨이브의 지난해 매출은 1,802억 원으로, 전년(972억 원) 대비 85% 증가했는데 이 기간 SK텔레콤을 통해 거둔 매출은 142억원에서 지난해(580억 원)으로 300%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거래 내역을 보면 지난해 SK텔레콤을 통해 발생한 매출 중 81.9%(475억 원)는 콘텐츠팩·콘텐츠팩 플러스·미디어데이터팩 등 SK텔레콤 이동통신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 상품에서 나왔다. 이를테면 SK텔레콤이 이동통신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월 9,900원의 ‘웨이브앤데이터팩’은 주문형비디오(VOD)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으며 매일 웨이브 전용 데이터 1GB를 제공한다. 하루에 40분짜리 콘텐츠 최대 2편을 볼 수 있는 데이터 양을 제공하는 특화상품이다. 또 고가 요금제를 쓰는 경우 이 상품을 7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SK텔레콤 공식 홈페이지의 부가서비스 ‘웨이브 앤 데이터’ 상품 광고 /사진 제공=SK텔레콤

앞으로 T우주 가입자가 확대되면 이같이 SK텔레콤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SK텔레콤이 출시한 ‘T우주’ 구독 상품 우주 패스 미니의 경우 아마존 무료 배송·11번가 쇼핑 포인트 지급 등 기본 혜택 두 가지와 더불어 구글 드라이브 월 100GB 제공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라이트 패키지 중 하나를 추가 혜택으로 선택하게 했다. 우주 패스 올 역시 추가 혜택에 웨이브 패키지를 포함하고 있다. 우주 패스 가입자가 늘어나면 웨이브가 이중 최대 절반 가량을 이용자로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웨이브 측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T우주 출시 후 이용자 수가 최근 2주 간 빠르게 느는 등 성과가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을 통해 확보한 고객을 유지하는 것은 앞으로 웨이브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가 이용 경험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통신사 약정 기간이나 멤버십 이용 기간이 끝나면 고객층이 떠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이들 고객은 웨이브 때문에 가입했다기 보다는 SK텔레콤의 인지도와 영업·마케팅 역량 덕분에 확보한 고객에 가깝다"며 “통신사 약정이 끝나도 웨이브의 충성 이용자 층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가치를 높여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니 특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토종 OTT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느냐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근 웨이브가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독점 콘텐츠 공급이다. 지난 7월 ‘체르노빌’ ‘왕좌의 게임’ 등 대작 드라마를 제작한 HBO와 대규모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NBC 유니버설 등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SK텔레콤의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당수의 OTT업체가 참여했던 HBO 입찰에 참여했던 한 업체는 웨이브가 배 이상의 입찰 금액을 제시해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SK텔레콤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최근 웨이브 가입자가 빠르게 늘었다”며 “콘텐츠 독점 공급을 비롯해 다음 달부터 잇달아 출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는 데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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