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블록체인 서비스, 공공부문서도 꽃 피울것

신찬옥 2021. 9. 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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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부산 블록체인 자유특구서
각종 시설이용·인증 카드로
제보자 익명성까지 보장해
블록체인 특허만 330개 보유
NFT 서비스 '메타파이'부터
온라인 설문·투표 '더폴'까지
업계 뒤흔들 플랫폼 잇단 출시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가 자사의 블록체인 서비스 `메타파이`와 `더폴`의 서비스를 보여주며 활짝 웃고 있다. [김호영 기자]
그 많던 블록체인 담론은 어디로 갔을까. 뜨거웠던 관심은 사라졌고, 대중들은 가상화폐 뉴스 정도로 블록체인을 이해한다. 그러나 '블록체인 혁명'은 물밑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상을 바꾸고 산업을 혁신하고 인류에게 새 먹거리를 가져다줄 것이라던 장밋빛 전망도 그대로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블록체인 혁명의 산증인이다. 어 대표는 2013년 10월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회사를 설립했다. 인류를 바꿀 신기술의 태동을 목도하고 야심차게 창업했지만, 이후 여정은 미지의 대륙을 탐험하는 것과 같았다. 그는 "9년간 블록체인으로 만들 수 있는 서비스는 거의 시도해봤다. 실패도 하고 좌절도 많았지만, '규제' 틀 안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꽃피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고군분투하며 국내외에서 출원한 블록체인 특허만 330개가 넘는다. 2017년 정부 규제발 가상화폐 폭락 사태 당시 국내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혔던 코인플러그는 은행 실명계좌 발급이 불발되면서 문을 닫았지만, 꾸준한 연구개발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았으며, 조달청에서 혁신제품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탄탄한 사업아이템도 여럿 발굴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대체불가능 토큰(NFT) 플랫폼 '메타파이'가 대표적이다. 어 대표는 "누구나 쉽게 NFT를 구매해서 소장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가 되어 디지털 창작물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현재 가오픈 상태인데 1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메타파이에서는 디지털아트 작품은 물론 진종오 선수 같은 스포츠 스타의 경기 기록 카드, 매경이코노미의 기념일 지면과 씨네21 창간호 리마스터링 같은 미디어 NFT도 구매할 수 있다. 어 대표는 "NFT의 영역은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다"며 "지금도 웹툰과 음원 상품이 올라오고 있고, 앞으로는 '버핏과의 점심'처럼 유명인이나 전문가의 시간을 사고팔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플러그 서비스의 장점은 누구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블록체인을 적용한 최초의 온라인 투표·설문 서비스 '더폴(THE POL)'이 대표적이다. 회원가입할 때 휴대폰 인증만 하면 내가 누군지 밝히지 않고도 다양한 설문에 응답할 수 있다. 그 보상으로 받은 가상화폐(메타디움)는 스토어에서 치킨이나 피자, 문화상품권 등으로 바꾸면 된다. 어 대표는 "현재 본인인증을 한 회원 수가 35만명, 설문 한 건당 평균 폴 참여자 수도 3만~5만명이나 된다"면서 "블록체인으로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신원인증을 하고, 중복투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최저 비용으로 반나절 만에 조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코인플러그는 블록체인 장점을 극대화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산ID(DID)와 개인정보 관리 플랫폼인 '마이키핀(MYKEEPiN) 서비스'는 다양한 신분증을 안전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어디서든 나임을 증명할 수 있게 해준다. 비대면 DID 인증 서비스 '마이키핀'과 모바일 사원증·출입증 서비스 '메타패스'를 활용하면 온·오프라인에서 간편하게 본인인증을 할 수 있다. 어 대표는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에서 서비스하는 'B PASS(비패스)'는 스마트폰 앱에 부산시민카드, 가족사랑카드, 해운대 구민카드, 도서관 회원증까지 넣고 다니면서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시민안전제보 서비스는 신고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제보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장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7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 이동통신 연구소에 입사해 소프트웨어(SW) 개발팀장까지 올랐다. 입사하자마자 팀원들과 카폰을 국산화했고, 1991년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개발을 시작해 1995년 제품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이제는 굴지의 반도체 기업이 된 퀄컴이 '스타트업'으로 개발에 참여하던 시절이었다.

2000년대에는 미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겨 시스코시스템스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SW개발 임원을 지냈다. 그는 "CDMA를 개발하면서 이동통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혁신하는 과정을 목격했고, 당시 최고의 IT 기업이었던 시스코에서 글로벌 경험도 쌓았다"면서 "우리 업계에서는 대략 10년을 주기로 기술이 바뀌는데, 역사적 현장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2003년 회사를 나온 뒤에는 위치기반 솔루션 회사 셀리지온을 창업했다. 운명처럼 블록체인을 만난 것은 10년쯤 회사를 키웠을 무렵이다.

어 대표는 "2013년 실리콘밸리에 있는 전 엑시오 대표에게서 비트코인과 사토시 나카모토의 백서를 소개받고 매료돼 순식간에 사업계획서를 썼고, 일주일 만에 시드 투자자를 설득했다"며 "공동창업자와 오피스텔에서 숙식하면서 즐겁게 일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무명이었던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을 매경 세계지식포럼을 비롯해 한국에 소개한 것도 어 대표다. 억만장자가 된 부테린과는 요즘도 연락하며 지낸다.

어 대표는 "가상자산의 미래를 믿는다"고 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성패는 '협력'에 달렸다고도 했다. 회사 모토를 '블록체인 기술로 세상을 연결한다'로 지은 이유다. 코인플러그는 메타파이나 더폴 같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는 기술 제휴를 맺은 DID, NFT 블록체인 '메타디움'과 연계해 서비스하고, 마이키핀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이 얼라이언스 회원사는 150곳이 넘는다.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메타디움 엔터프라이즈' 사업도 하고 있다.

▶▶어 대표는…

△1964년 부산 출생 △1987년 고려대 전자공학과 졸업 △1987~2000년 현대전자 개발팀장 △2000~2003년 시스코시스템스 매니저 △2004~2013년 셀리지온 연구소장(CTO) △2018~2019년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블록체인) 자문위원 △2017년~ TTA ISO/TC 307(블록체인) 전문위원 △2019년~ 부산 블록체인 특구 운영위원 △2018년~ 과기부 ICT R&D사업심의위원 △2013년~ 코인플러그 창업, 대표이사(CEO)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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