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고통에 신음하는 청년들..그들에게 보내는 묵직한 위로
"세상 향해 내보낸 소설에
귀중한 응답 돌아와 감사"
이우현 이효석재단 이사장
"선친 뜻 잇는 작가들에
유족으로서 큰 보람 느껴"
◆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시상식 ◆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가 이서수(38)의 진심에 좌중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수상자에 대한 축하와, 앞길이 구만리 같은 작가에 대한 응원을 모두 담아서다. 이서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어 소설을 그만둘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 붙잡고 지금까지 왔다"며 "'좀 더 힘내라'고 등을 한껏 밀어주시는 것 같아 든든하고 감사하며 앞으로 평생 소설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이들 앞에서 다짐했다.
하늘은 높고 푸르며 지상은 만개한 메밀꽃 내음으로 가득했던 지난 11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이효석문학관에서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효석문학상은 '메밀꽃 필 무렵'의 소설가 가산(可山) 이효석 선생(1907~1942)을 기리고자 2000년 제정한 상으로, 이효석문학재단과 매일경제신문이 7년째 공동 주최해오고 있다. 이우현 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이효석 선생 장남)은 개회사에서 "금년이 이효석 선생 작품집 '노령근해' 출간 90주년이 되는 해"라며 "작품집에 실린 데뷔작 '도시와 유령'처럼 당대의 가혹한 현실과 슬럼을 밀도 높게 묘사하고 고발한 작품들을 다시 읽으며 오늘날 많은 작가들이 선친의 문학정신을 인용함에 유족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해 이서수에게 첫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황산벌청년문학상의 심사위원장 김인숙 소설가도 시상식에 참석해 또 다시 축하를 전했다. 그는 "'미조의 시대'를 읽고 '나는 뭘 하고 있나. 더 부지런히, 열심히 써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긴장하게 됐다. 선배가 아니라 동료 문인으로서 우정과 질투를 섞어 축하드린다"며 "다음번엔 제가 이 자리에서 상을 받고, 이서수 작가를 축사하는 사람으로 모시고 싶다"고 했다. 재치 있는 축사에 참석자들 사이에선 폭소가 이어졌다.
'나뭇잎이 마르고'로 우수상을 수상한 김멜라 소설가는 수상 소감에서 문학 답사로 이효석문학관을 찾았던 10여 년 전을 추억했다. 그는 "점심으로 메밀전과 봉평 막걸리를 배불리 먹고 탁 트인 언덕에 올라 하늘을 향해 누워 낮잠을 잔 기억이 난다. 좋은 소설 작품은 이렇게 후대에 남아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의 양식이 돼 준다는 걸 그 시절 이곳에 와서 체험했다"며 "학생으로, 독자로 찾아왔던 이곳에 소설 쓰는 사람이 돼 이효석문학상의 기쁨을 함께해 감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한왕기 평창군수, 곽달규 이효석문학선양회 이사장, 이상옥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이효석문학재단 초대 이사장), 구효서 소설가, 김동식 문학평론가, 이진희 은행나무 편집주간 등 내외빈 수십 여명이 시상식에 자리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유상범 의원은 "청소년기에 읽었던 아름다운 문학들이 대립과 갈등이 오가는 엄중한 여의도 정치판 속에서도 제 정서를 극단으로 흐르지 않게 하는 힘이 돼 주고 있다"며 "이효석문학상 작품들 덕분에 이 세상이 좀 더 아름답고 풍요로워지고 있다"고 했다.
한왕기 평창군수는 "이효석 선생의 문학정신이 후배 작가들에게도 이어져 한국 문단이 더 풍요롭게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평창군청과 협의하에 시상식은 인원을 제한하고 야외에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행사가 열린 평창군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는 2단계였다.
[평창 = 서정원 기자 / 사진 =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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