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최악의 날' 케인, 슈팅 & 박스 안 볼터치 0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9. 12. 16: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토트넘, 팰리스전 0-3 대패
▲ 케인, 개인 통산 PL 90분 출전 경기 최초 슈팅 & 박스 안 볼터치 0
▲ 케인, 소유권 잃은 횟수 17회로 최다 & 소유권 얻은 횟수 0
▲ 케인, 패스 성공률 61.9%로 토트넘 선발 출전 선수들 중 최하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토트넘 핫스퍼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단 하나의 슈팅도 시도해보지 못한 데다가 페널티 박스 안 볼 터치도 가져가지 못하면서 프로 데뷔 이래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토트넘이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팰리스와의 2021/22 시즌 PL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3 대패를 당했다. 이와 함께 3연승으로 2021/22 시즌을 시작했던 토트넘은 첫 패배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이 경기에서 많은 악재가 발생했다. 먼저 경기를 앞둔 시점에도 토트넘은 주전 수비수 다빈손 산체스와 미드필더 지오바니 로 셀소와 이번 여름에 야심차게 영입한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구단 동의 없이 A매치에 참가했다가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으로 징계 및 자가격리 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이스 손흥민이 A매치 기간에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경기 중에도 토트넘에 악재가 이어졌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주전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부상을 당해 조 로든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후반 13분경엔 자가격리된 산체스 대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자펫 탕강가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 속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많은 불운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토트넘이었다.


하지만 이런 악재 및 불운들을 고려하더라도 끔찍한 졸전이었다. 대패도 대패였으나 경기 내용은 더 처참했다. 토트넘은 점유율에서 38대62로 열세를 보였고, 특히 슈팅 숫자에서 2대18로 처참할 정도로 밀리는 문제를 노출했다. 토트넘의 첫 슈팅은 후반 2분경에 터져나왔다(그마저도 중거리 슈팅이었다). 코너킥에서도 2대8로 팰리스의 1/4 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탕강가가 퇴장 당하기 이전까지 경기력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이미 이전에도 토트넘은 점유율에서 4대6으로 밀렸고, 슈팅 숫자에서도 1대10으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즉 선수 퇴장이 경기 내용에 변수를 가져왔다고는 보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케인의 부진이 심각했다. 이 경기에서 케인은 21회의 패스를 시도하는 동안 13회만 동료들에게 배달하면서 61.9%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토트넘 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팰리스까지 포함하더라도 선발로 나선 선수들 중에선 상대 공격수 크리스팅나 벤테케(60.9%) 다음으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볼터치가 단 하나도 없었다는 데에 있다. 박스 바깥만 겉돌다가 소유권을 무려 17회나 잃으면서 토트넘 선수들 중 최다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소유권을 획득한 횟수는 전무했다. 심지어 단 한 번의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졸전을 보였다.

케인이 프로 데뷔한 이래로 PL에서 90분을 소화한 경기에서 슈팅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건 이번이 6번째이다. 하지만 이 중 페널티 박스 안 볼터치가 단 한 번도 없었던 적이 없다. 즉 이번이 케인 선수 경력 최초로 PL 90분 출전한 경기에서 슈팅과 페널티 박스 안 볼터치가 동시에 '0'인 경기인 셈이다.


물론 케인은 2주 간의 A매치 기간에 3경기에 모두 출전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영혼의 공격 파트너 손흥민이 빠지다 보니 패스를 주고 받을 선수도 부족했던 데다가 팰리스 수비의 집중 견제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케인에겐 두고두고 악몽으로 자리매김할 만한 졸전이었다.

당연히 경기가 끝나고 영국 현지 언론들은 케인의 부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PL 경기 리뷰 프로그램 'MOTD'에 패널로 출연한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이안 라이트 역시 케인의 부진을 꼬집으면서 "걱정된다"라고 전했다. '풋볼 런던'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을 간신히 알 정도로 활약이 전무하다시피 했다"라고 평가하면서 퇴장을 당한 탕강가와 함께 이 경기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점인 3점을 부여했다. '90MIN' 역시 "케인은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걱정된다"라고 평했다.

이렇듯 케인은 팰리스전에 악몽과도 같은 경기를 치르며 0-3 대패의 원인을 일정 부분 제공했다.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놓고 마찰을 빚다가 우여곡절 끝에 잔류했으나 왓포드전에 이어 이번 팰리스전에서도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마음이 떠난 게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려도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미 이적 사가로 인해 돌아선 토트넘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서라도 케인의 분발이 필요하다.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