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초대형 카페리 취항에 들썩이는 울릉도

김정혜 2021. 9. 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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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울릉 뱃길에 여객 1,200명, 화물 7,500톤을 한번에 실어나르는 초대형 여객선이 취항한다.

이 선박은 5m 높이의 파도도 거뜬히 헤쳐나갈 수 있어, 높은 너울로 결항이 잦은 울릉 항로의 안정화와 관광객 증가 효과를 낼 거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탑승객은 "당일 동해 풍랑주의보로 다른 여객선은 운항을 못했는데 울릉크루즈는 흔들림 없이 운항했다"며 "선내에서 자유롭게 다녀도 멀미를 하지 않아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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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70m, 폭 26m.. 헬기 이착륙도 가능
5m 파고 끄떡 없어.. 울릉 뱃길 변화 예고
관광업 의존 울릉 경제, 결항 줄어 큰 기대
유지비 기존 여객선 8배.. 승객 확보 관건
울릉크루즈의 초대형 카페리가 첫 시범 운항을 한 지난 6일 오후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울릉항에 접안하고 있다. 울릉크루즈 제공

경북 포항~울릉 뱃길에 여객 1,200명, 화물 7,500톤을 한번에 실어나르는 초대형 여객선이 취항한다. 이 선박은 5m 높이의 파도도 거뜬히 헤쳐나갈 수 있어, 높은 너울로 결항이 잦은 울릉 항로의 안정화와 관광객 증가 효과를 낼 거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2일 여객선사 울릉크루즈에 따르면 이 회사는 16일 오후 2시 포항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 선착장에서 취항식을 갖고 포항~울릉 간 여객선 '울릉크루즈'를 정식 취항한다. 앞서 회사는 지난 6일 해당 구간을 한 차례 시범 운항했다.

울릉크루즈는 길이 170m, 폭 26m에 전체 높이가 아파트 9층과 맞먹는 1만9,988톤급(국제총톤수 기준) 카페리선이다. 기존 울릉 항로의 여객선과 톤수 기준 20배가 넘는 규모다. 이 항로에 투입됐던 가장 큰 선박인 씨스타7호(4,599톤)의 4배 이상이고, 지난해 2월 선령 만료로 퇴역한 카페리 썬플라워호(2,394톤)의 8배 규모다. 탑승교(항구에서 배에 오르는 계단) 높이만 해도 아파트 4층 정도이고, 갑판엔 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 본래 중국 스다오항과 전북 군산항을 오가던 뉴씨다오펄호를 울릉크루즈가 임차했다.

국제 항로를 다니던 초대형 카페리다 보니 울릉 여행에서 가장 꺼리는 뱃멀미가 거의 없다. 지난 6일 시범 운항 때 선사 초대로 배를 탔던 승객들은 “미동조차 느끼지 못했다”며 호평했다. 한 탑승객은 “당일 동해 풍랑주의보로 다른 여객선은 운항을 못했는데 울릉크루즈는 흔들림 없이 운항했다”며 “선내에서 자유롭게 다녀도 멀미를 하지 않아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울릉크루즈㈜의 대형 카페리선이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여객부두에 정박해 있다. 김정혜 기자

울릉 주민들은 울릉크루즈 취항으로 울릉 항로의 결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항로는 수심이 깊은 동해 특성상 날씨가 조금만 나빠도 항행이 어려워 연간 결항일수가 100일에 달한다. 해마다 겨울이면 배가 거의 다니지 않아 주민들은 사실상 고립 생활을 해왔다.

울릉 주민 대부분이 관광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만큼, 결항일이 줄면 관광객 수가 크게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거란 기대가 높다. 해마다 30만 명 안팎이던 울릉 지역 관광객 수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했다가 올해는 해외로 못 간 관광객이 국내 여행지로 눈을 돌리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해가는 추세다. 김영기 울릉크루즈 이사는 “예약 문의가 빗발치고 있어 본격 취항하면 역사적으로 138년 전 고종의 울릉 개척령 반포 이래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울릉크루즈가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한 수준의 탑승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울릉크루즈 유지비는 기존 울릉 항로의 여객선보다 8배가량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배 안이 일반 좌석이 아니라 227개 객실로 이뤄져 있어 요금이 경쟁업체보다 비싸다. 포항 영일만항에 여객터미널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점, 운항 시간이 다른 여객선보다 2배가량 긴 6시간30분이라는 점, 화물과 차량 선적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승객 유치의 걸림돌이다.

선사는 정부 보조금을 받아 지은 건물을 담보로 45억 원의 운영자금을 대출받았다가 울릉군에서 담보 해제 통보를 받기도 했다. 김영기 이사는 “물의를 빚은 대출 건은 다른 담보를 대체하는 것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울릉=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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