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두잔 값에 '삼바' 주식을.. 비싼 우량주 0.01주도 살수 있다

금융위원회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 예정
올해 신청,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 전망

내년부터 한국 주식을 소수 단위로 쪼개서 살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한국 주식의 소수 단위 거래를 허가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해외 주식 소수 단위 거래는 2019년 허용됐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 모습. /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1주는 92만5000원이다. 웬만한 투자자에겐 부담되는 가격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렇게 비싼 주식을 0.1주나 0.01주 같은 소수(小數) 단위로 쪼개서 살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0.1주를 9만2500원에 사거나, 0.01주를 9250원에 살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는 한국 주식도 소수점 아래 여섯 자리까지 잘게 나누어 매매하도록 제도를 바꿀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현재 해외 주식 소수 단위 매매는 가능하지만 한국 주식은 최소 거래 단위가 1주다.

금융위는 주식에 대한 소유권을 나누기 쉬운 신탁 방식을 활용해 소수 단위 거래를 허용키로 했다. 투자자가 소수 단위로 주식 매매 주문을 하면 증권사는 이를 취합해 한국거래소에 주문을 넣게 된다. 예탁결제원은 이 주식을 신탁받아 쪼갠 다음 실제 투자자에게 소유권을 배분한다. 이 방식을 쓰면 투자자는 배당금 등 경제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소수 지분 의결권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의결권은 예탁결제원이 행사한다.

앞서 2019년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허용된 해외 주식 소수 단위 거래는 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젊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어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이용자가 65만명을 넘어섰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투자자는 소규모 투자 자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위험 관리를 할 수 있게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 10~11월 희망 증권사 신청을 받고 전산 구축을 거쳐 내년 3분기(7~9월) 중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 형식으로 국내 주식 소수 거래를 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