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체포된 문흥식 前 5·18단체 회장, 구속영장 신청키로

조홍복 기자 2021. 9. 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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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참사 핵심 피의자
재개발 사업 이권 관여 의혹
조폭 행동대장 출신 논란도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광주 서부경찰서 광역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문 전 회장은 철거건물 붕괴참사가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업체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받고 알선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참사 직후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 후 90일 만인 이날 자진 귀국했다./연합뉴스

미국으로 달아났던 문흥식(61)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해외 도피 90일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문씨는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광역시 재개발 구역 붕괴 참사 관련 핵심 피의자다. 경찰은 도주 전력을 고려해 조만간 문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방호복을 입고 수갑을 찬 문씨는 11일 오후 10시 20분쯤 광주 서부경찰서에 도착했다. “미국으로 떠난 이유가 뭐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앞서 문씨는 이날 오전 6시20분(한국시각) 미국 시애틀발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오후 6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체포됐다. 문씨는 자진 귀국했으나, 경찰은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붕괴참사 94일 만이자,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한 지 90일 만이다.

문씨는 참사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조합 고문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철거 공사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문씨를 입건하는 과정에서야 출국 상태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뒷북 수사’ 논란이 일었다. 사실상 ‘도피성 출국’을 방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를 초래한 불법 재하청 계약 비위 의혹의 중심에 선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광주 서부경찰서 광역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뉴시스

문씨를 둘러싼 ‘조폭 출신’ 논란도 진행 중이다. 그는 1999년 폭행·공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판결문에 ‘신양 OB파 행동대장’으로 적시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조폭 혐의가 삭제됐다. 조직 폭력배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 전 회장은 2007년 재개발과 재건축 용역과 대행업을 하는 철거 업체를 설립해 광주 지역에서 많은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2019년 12월 5·18민주화운동 핵심 단체인 5·18구속부상자회 중앙회 7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역에서 막강한 정치적 기반을 닦은 것이다. 이후에 더욱 각종 재개발 사업 이권에 관여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문씨는 2018년 10월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조합장 선거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광주 붕괴 참사와 관련해 ‘브로커’ 의혹을 받는 문씨를 포함해 18명을 입건했다. 이 중 공범 브로커 이모(74)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문씨가 철거 업체 선정 등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12일 “체포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8년 10월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조합 신임 집행부 선거장에 나타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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