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없었던 밤, 황희찬이 날았다
[스포츠경향]
그 동안 한국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손흥민(토트넘)은 없었다. 그래도 팬들은 또 한 명의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활약으로 웃을 수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대박 예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황희찬은 11일 밤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로드에서 열린 2020~2021 EPL 4라운드 왓퍼드와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해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38분 쐐기골을 터뜨려 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30일 라이프치히(독일)를 떠나 울버햄프턴으로 임대 이적한 황희찬은 데뷔전부터 골을 넣어 브루노 라즈 울버햄프턴 감독은 물론 울버햄프턴 팬들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또 이 골로 황희찬은 박지성, 설기현, 이청용, 지동원, 김보경, 기성용, 손흥민에 이어 EPL에서 골을 넣은 역대 8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황희찬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18분 프란시스코 트린캉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29분 왓퍼드 프란시스코 시에랄타의 자책골로 울버햄프턴이 1-0으로 리드한 가운데 황희찬은 부지런히 상대 진영을 누비며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 후반 38분 다니엘 포덴세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르난도 마르사우가 골대 왼쪽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나오자 문전에 있던 황희찬이 왼발로 차 넣었다. 황희찬은 62.2%의 지지로 EPL 홈페이지에서 팬 투표로 뽑는 ‘킹 오브 더 매치’에 뽑혔음은 물론,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아다마 트라오레(8.0)에 이어 팀내 2번째로 높은 7.6점의 평점을 받았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한국 팬들은 이보다 앞서 열린 토트넘-크리스털팰리스전에서 손흥민의 활약상을 더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A매치 소집에서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토트넘은 0-3 완패를 당했다. 손흥민의 결장, 그리고 이어진 토트넘의 완패로 적잖은 팬들이 느낀 실망을 몇 시간 뒤 황희찬이 EPL 데뷔골로 시원하게 지웠다.
황희찬에게도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잘츠부르크에서 맹활약하며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의 신흥 강호 라이프치히로 이적한 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좀처럼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컵대회에서만 3골을 넣었을 뿐 정규리그 득점은 없었다. 그런 황희찬에게 울버햄프턴으로의 이적은 또 한 번의 기회였다. 세계 최정상급리그인 EPL에서 연착륙에 성공하면 향후 가치와 평가도 올라갈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데뷔전부터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리는데 성공했다.
울버햄프턴도 황희찬의 활약에 크게 고무됐다. 라즈 감독은 경기 후 “황희찬은 우리 팀에 온 뒤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비디오를 보며 경기를 준비했다”며 “이번 골로 최고의 출발을 한 황희찬이 우리와 함께 좋은 미래를 갖길 바란다”고 칭찬했다. 팬들도 울버햄프턴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몰려 “신이여, 난 이 한국인을 사랑합니다”, “톱 스코어러가 합류했다”는 등의 글로 황희찬의 골을 반겼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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