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 20주년..메츠는 창단 후 처음 가슴에 '뉴욕'이라고 적었다

이용균 기자 2021. 9. 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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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001년 당시 감독이었던 조 토레 양키스 전 감독(왼쪽)과 바비 밸런타인 메츠 전 감독이 11일(현지시간) 시구를 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 AP연합뉴스


뉴욕 메츠는 홈 유니폼 상의에 창단 이후 쭉 ‘메츠(METS)’라고 적었다. 11일(현지시간) 메츠는 처음으로 홈경기에서 ‘메츠’ 대신 ‘뉴욕(New York)’을 새겼다. 9·11테러 20주년을 맞아 ‘하나 된 뉴욕’을 상징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뉴욕 메츠의 홈구장 시티 필드에서 이날 뉴욕 양키스와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행사 때 각자 자신의 더그아웃 앞 파울라인에 줄을 서는 대신 메츠 선수와 양키스 선수들이 섞여 모였다. 시카고 컵스에서 함께 뛰다 시즌 중반 트레이드 된 앤서니 리조(양키스)와 하비에르 바에스(메츠)도 나란히 서서 경기 전 행사에 참가했다.

이날은 2001년 뉴욕 무역센터 비행기 충돌 테러가 벌어진지 2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20년전 자원봉사에 나섰던 이들과 구조작업에 나선 소방관, 경찰관 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그때 메츠 소속으로 뛰었던 선수들도 함께 했다. 9·11테러 뒤 첫 경기, 애틀랜타전에서 홈런을 때렸던 마이크 피아자는 행사에 참가해 “세월이 약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때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함께 모여 그날을 기억하고 추모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갖는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피아자의 홈런은 테러의 악몽을 딛고 일어서는 ‘희망의 홈런’이었다.

메츠와 양키스 선수들이 경기 전 한 명씩 섞여 줄을 선 채 식전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선수들은 이날 자기 팀의 야구 모자를 쓰는 대신 뉴욕 경찰과 소방관, 항만 경찰관 등이 쓰는 모자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재난 수습에 앞장섰던 이들을 기리기 위한 장치였다.

경기 전 시구도 특별했다. 당시 뉴욕 양키스의 감독이었던 조 토레 전 감독과 메츠의 감독이었던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나란히 서서 공을 던졌다. 밸런타인 전 감독은 “당시 슬픔에 빠진 뉴욕 시민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사실에 크게 절망했다”며 “하지만 이후 야구가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도움을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피아자 역시 “9·11은 엄청난 슬픔을 안겨 준 재난이자 비극이었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하면서 뉴욕 시민들이 가진 용기와 사랑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는 양키스가 5-7로 뒤진 8회초 애런 저지가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루크 보이트의 땅볼 타점이 나오면서 8-7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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