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오드리 디완 감독 '해프닝' 황금사자상..심사위원장 봉준호 활약

박정선 기자 2021. 9. 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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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트로피. 사진=베니스영화제 SNS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Venic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21·이하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이 프랑스 여성 감독 오드리 디완의 '해프닝'에 돌아갔다. 이번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봉준호 감독은 폐막식에서도 활약했다.

1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베니스리도섬의 팔라초 델 치네마에서 열린 제78회 베니스영화제 폐막 및 시상식에서 '해프닝'은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해프닝'은 1963년 프랑스의 한 여대생이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한 후, 낙태를 결심하기까지 겪는 갈등을 그리는 작품이다.

지난해 클로이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에 이어 2년 연속 여자 감독의 작품이 최고 영예를 안았다. 오드리 디완 감독은 베니스영화제 역사상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은 6번째 여성 감독이 됐다. 오드리 디완 감독은 수상 후 "분노와 욕망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 용기와 감정, 이성도 필요했다. 나는 '해프닝'이 체험되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제78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오드리 디완 감독의 '해프닝' 포스터.
오드리 디완을 비롯해 여성 감독의 활약이 돋보였다. '더 파워 오브 더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이 감독상을, '더 로스트 도터'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배우 매기 질렌할이 각본상을 받으며 황금사자상과 감독상, 각본상까지 모두 여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대상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의 손'이 차지했고, 심사위원 특별상은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의 '일 부코'가 수상했다.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패러렐 마더스'는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기는 쾌거를 거뒀다. 필리핀 배우 존 아실라는 에릭 마티 감독의 '온 더 잡: 더 미씽8'으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배우 전종서의 할리우드 진출작 '모나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은 아쉽게도 무관에 그쳤다.
제78회 베니스영화제 폐막 및 시상식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사진=베니스영화제 SNS.

이번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단을 이끈 봉준호 감독은 영화제 기간 내내 활약했다. 마지막 시상식 무대에서도 페넬로페 크루즈 등 수상자와 수상작을 호명하며 특유의 위트 있는 모습으로 행사를 이끌었다. 신인배우상을 받은 필리포 스코티가 자신의 이름이 불린 후 우왕좌왕하자 "So cute!(정말 귀엽다!)"라고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고, 제인 캠피온 감독은 수상 소감 첫마디로 봉 감독을 향해 "땡큐, 미스터 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힘들면서도 즐거운 날들이었다. 9일간 21편의 영화를 봤다. 좋은 영화가 많다 보니 숙고하며 힘들었다"며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야 하나. 상이 더 많았다면 더 많이 주고 싶었다"고 했다. 또 "심사위원단의 마음이 끌리는 대로 갔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갔는데, 수상작을 보니 여성 감독들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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