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폭력에 아들 셋 잃은 흑인 엄마 "지켜줄 방법 없었다"

이본영 2021. 9. 1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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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고교생 막내를 떠나보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한 흑인 어머니가 3년 새 아들 셋을 모두 잃었다는 소식이 미국 총기 소유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아에프페> (AFP)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그해 워싱턴 남동부 지역에서 총기에 희생당한 10대들을 추모하는 벽화 제막 행사에서 브라운은 "어떤 일들은 그저 받아들여야 하지만, 자식이 헛되이 죽어간 사람들 명단에 오르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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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빈촌 거주 흑인 어머니
2018·2019년 이어 또다시 아들 잃어
"이런 일 세번 당하고 버티기 힘들어"
총기 폭력에 아들 셋을 잃은 세디트라 브라운이 9일 막내 패리스를 기리는 벽화를 어루만지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처음에는 고교생 막내를 떠나보냈다. 이듬해 큰아들을 잃었다. 지난달 남은 아들마저 총탄에 쓰러졌다.

전쟁터 얘기가 아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한 흑인 어머니가 3년 새 아들 셋을 모두 잃었다는 소식이 미국 총기 소유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워싱턴 남동부의 가난한 동네에서 힘겹게 자식들을 길러온 세디트라 브라운(49)이 막내 패리스(당시 19)를 잃은 것은 2018년이다. 패리스는 밤중에 길거리에서 총을 맞고 쓰러졌다. 2019년에는 큰아들 몬트레이(당시 28)가 아파트에서 여러 발의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그해 워싱턴 남동부 지역에서 총기에 희생당한 10대들을 추모하는 벽화 제막 행사에서 브라운은 “어떤 일들은 그저 받아들여야 하지만, 자식이 헛되이 죽어간 사람들 명단에 오르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하나 남은 아들 칼리프(28)마저 지난달 15일 워싱턴 남동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잃었다. 경찰은 정보 제공에 각각 2만5천달러(약 29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지만, 그의 아들들을 살해한 누구도 붙잡히지 않고 있다. 아들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브라운에게는 딸 셋과 손주 14명이 남았다. 아버지가 없는 손주는 8명으로 늘었다. 브라운은 지난달 둘째 아들마저 총기에 희생됐다는 연락을 받고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런 일을 세번이나 당하고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미국에서 흑인 남성들은 총기 폭력에 훨씬 많이 노출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월에 낸 보고서에서, 2019년에 미국 인구의 2%에 불과한 15~34살 흑인 남성들이 총기 사망 희생자의 3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같은 또래 백인 남성보다 총기에 희생될 확률이 20배나 높다. 2020년 이후 인종 갈등과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총기 구매가 폭증한 것은 총기 폭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 워싱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14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건 늘었다.

브라운은 “(총기 폭력 희생자 비율과 관련해) 인종 문제를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회가 그렇고 우리가 자란 환경이 그렇다”고 했다. 그는 “당신이 지켜보지 않는 가운데 아이들이 밖에 있다면 누구한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아에프페>에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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