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이었던 소방관이 호수에 빠진 4세 어린이, 인공호흡으로 살렸다
[경향신문]
지난 4일 전북 고창소방서 안병호 소방장은 임실군 사선대 조각공원을 방문했다. 비번인 토요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던 안 소방장은 다급하게 119를 부르라는 목소리를 듣고 호수 쪽으로 달려갔다. 그가 달려간 현장에는 물에 빠진 채 떠있는 상태로 발견됐던 아이가 지상으로 옮겨져 있었다.
10년차 베테랑 구급대원인 안 소방장이 바로 아이를 확인해보니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게다가 피부나 점막에 푸른색이 나는 증상을 말하는 청색증이 나타나 있었고, 안면부 강직도 확인됐다. 맥박은 있었지만 호흡은 미약한 상태였다.
안 소방장이 재빠르게 인공호흡을 실시하자 아이의 입에서는 물과 구토물이 나왔다. 이어 강직이 풀리면서 호흡을 회복한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안 소방장은 아이가 흡입한 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의 등을 두들겨 주면서 진정시켰다. 이후 아이는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정밀검사를 받았으며 다행히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아이는 회복과정을 거친 뒤 지난 8일 퇴원했다.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던 4세 어린이를 구해낸 안 소방장은 1급 응급구조사로서 2011년부터 구급대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구급대원이 되기 전에는 병원 응급실에서 2년간 근무한 경험도 있다. 구급지도관과 특별구급대원 자격도 보유한 베테랑 소방관이기도 하다.
구급지도관은 119구급대원 응급처치 업무범위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구급대원을 말한다. 특별구급대원은 소방청장이 정하는 ‘구급지도관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인증받은 소방공무원이다. 구급대원 대상의 각종 교육과 전문교육훈련의 지도관으로 활동한다.
안 소방장은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4살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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