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임윤아 "결과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나만의 기준으로"[인터뷰S]

김현록 기자 2021. 9.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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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윤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2년 전 여름, 처음 스크린의 주연을 맡았던 임윤아(31)는 살아남기 위해 유독가스를 피해 달리며 빌딩벽을 올랐다. 그로부터 2년, 임윤아는 1980년대 경북 봉화의 10대가 돼 기차역 하나 없는 마을에 간이역을 만들러 나섰다. '엑시트'로 재난같은 현실을 마주한 현실을 청년을 그려냈던 그녀는 2021년의 추석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에선 과거로 돌아가 추억과 공감으로 다시 관객을 위로하려 한다.

"신세계네요." 소녀시대 센터에서 이젠 명실상부 스크린의 믿음직한 주인공으로 자리잡은 임윤아는 코로나19 탓에 하는 화상 인터뷰가 처음이라며 어리둥절해 했다. 여전히 환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10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전작의 성공, 그로인한 부담은 잘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녀에게선 지난 시간 만큼의 성숙과 성장이 묻어났다.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저만의 기준을 세워서 그걸 보면서 선택을 해나가는 편이예요. 이번에는 어떤 작품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그런 게 있어도 내가 원하는 시기에 나타날 일은 드문 것 같아요. '엑시스'같은 좋은 작품이 있어서 잘 돼서 감사하지만, '기적'도 대박날 거라고 생각해요."

'기적'은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대본을 받자마자 선택한 작품이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울고 두번 보고 울고, 영화도 볼 때마다 매번 눈물이 난단다. 그녀가 맡은 여주인공 라희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목표가 된 준경(박정민)의 비범함을 한 눈에 간파한 여고생. 그의 뮤즈이자 내조의 여왕을 자처한 라희는 거침없는 실행력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준다. 임윤아는 라희의 당돌하고도 당당한 캐릭터에 특유의 매력을 더해 한층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그려보인다.

"라희는 똑똑하고 집안도 좋은 친구가 뭐가 아쉬워서? 하실 수도 있지만 그래서 원하는 걸 더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친구였던 것 같아요. 저도 주변 사람들과 어우러지고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요. 남들에게 힘을 주는 게 멋져 보였어요. 저도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라희만큼은 아니라 더 멋져 보였어요. 신경 안쓰고 가는 직진녀 모습도 당차고."

준경 역 박정민과의 케미스트리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소녀시대 '찐팬'을 자처하는 박정민은 인터뷰를 하면서도 "윤아와 연기한 것은 기적과 같았다" "내 마음속 스타 윤아"라며 주옥같은 '성덕' 인증 멘트를 남기고 있는 중. 임윤아는 "소녀시대 열혈팬이지만 윤아 팬인지는 모르겠다"며 박정민이 촬영 당시 '소녀시대는 언제 오냐' 궁금해 하면서 '그래도 윤아가 최고'라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소녀시대 멤버가 보내준 커피차 스티커를 휴대전화에 붙이고 다닐 정도였단다.

"즐겁게 촬영하고 좋은 기억이 많았는데 오빠도 그렇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아요. 연기한 기억이 안 나고, 재밌게 놀고 이야기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다 이어졌던 것처럼…. 어떤 분일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보니 털털하고 생각도 깊고 엄청나게 재치가 있는 분이었어요. 현장에서도 대화가 끊이지 않았고. 현장에서도 항상 한 말인데 '박정민이 준경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좋았다'고. 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었어요. 복사하기-붙여넣기를 피해, '박정민과 연기한 것은 '미라클' 같았어요."

▲ 임윤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임윤아를 걱정하게 한 것은 따로 있었으니, 부산-대구 사투리와도 다른 봉화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 대사나 톤보다 사투리가 먼저 들어올 것 같은 생각에 어색하면 안되겠다 고민이 깊었다고. 윤아는 대본이 빽빽할 정도로 메모를 거듭해 가며 사투리를 연습했다. 그 결과는? 이 지역 사투리에 익숙한 이성민이 "거의 내이티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임윤아는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인근 영주 분이셔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았다고 겸손해 했다.

198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고교생이란 설정엔 부담이 없었다고. 특히 시대극 느낌이 나 더 기뻤단다. 언젠가 다른 시대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복도 입고 싶었는데 그 시절엔 안 입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교복연기 한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고등학생 연기를 지금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상대 배우는 고민이 많았던 것 같지만.(웃음) 여러 그시절 소품 중에서 가장 반가웠던 건 카세트 테이프였어요. 저도 카세트 플레이어 가지고 학교 다니고 집에서 녹음도 하고 그랬어요. 소녀시대 1집도 카세트 테이프가 있습니다.(웃음)"

▲ 임윤아. 제공|SM엔터테인먼트

따져보니 그녀의 데뷔는 2007년. 소녀시대도 어느덧 데뷔 14년이 흘렀다. 최근에는 8명의 소녀시대 완전체가 TV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에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임윤아는 "'놀토'에 나오는 태연과 '엑시트' 나온 윤아가 같은 팀인 줄 몰랐다는 친구도 있더라"라고 웃었다.

"'안녕하세요 소녀시대입니다' 인사도 하고, 저희끼리 만나는 것과 다르더라고요. 같이 인사를 드리니까 옛 생각도 나고 소녀시대로서 매력을 보여드릴 기회라 너무 좋았어요. 14년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한 명 한 명 멤버들이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사드릴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기쁜 일이에요. 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건강하고 밝은 캐릭터로 사랑받아 왔지만,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게 임윤아의 바람이다. 그는 아직 연기자로서 걸어갈 길이 많다며 각오를 다졌다.

"제가 가진 모습이 여러가지라 하더라도 그것을 보여드리지 않으면 이 모습만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조' '효리네 민박' 때나 제가 제 모습 그대로 행동하거나 편하게 표현했던 부분이 있는데 '저런 모습이 있었나' 하셨다는 보신 분 반응이 의외였어요. 저를 보시고 생각하시는 것이 실제 저와는 다를 수 있겠구나. 핑크색도 딸기우유색와 핫핑크가 있는 것처럼, 밝음에도 여러 결이 있잖아요. 달라지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 임윤아. 제공|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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