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박정민 "여전히 카메라 무섭고 좌절해..꾸준히 나아갈 뿐"[인터뷰S]

강효진 기자 2021. 9.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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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민. 제공ㅣ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박정민이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을 통해 느낀 다양한 감상들을 전하며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정민은 간이역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학 천재 정준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기적' 개봉을 앞둔 박정민은 7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나리오가 가진 힘이 너무 강하고 따뜻해서 마음을 울리는 요소들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이 영화를 되게 좋아하게 됐다"며 "저는 제가 나온 영화를 그렇게 재밌게 보지 않는데 이 영화는 제가 같이 만들었던 기억이 덧붙여져서인지는 몰라도 조금 더 마음이 좋더라. 마음이 더 몽글몽글해지고 긴 소풍을 갔다온 거 같은 느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촬영 당시 34세의 나이로 17세 고등학생 연기를 해야했던 박정민은 영화의 중심 축을 담당하는 준경 캐릭터의 감정선에 몰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는 "사실 준경이란 인물이 이 영화의 끝과 시작이다. 관객분들은 준경의 마음이 어떨지 보면서 영화를 보실 거 같다. 준경이란 캐릭터를 연구하는게 이 영화의 전체를 연구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 감정적으로, 연기적으로 준경이의 성장과정이란 것이 어쩌면 이 영화의 구조의 표현이 아닐까. 후반에 이 아이의 응어리가 어느 순간 '뻥'하고 터져서 보는 순간이 개운해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의 남다름을 강조하며 "영화 찍으면서 참 행복하단 느낌을 느끼는 스타일이 아닌데 왜 그렇게 많이 웃었고 모두를 다 좋아했고 싶다"고 운을 뗐다.

특히 "제가 감독님한테 완전 빠져서 이장훈 홀릭이 됐다. 감독님의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해야할까. 분명 모두가 사람을 생각하겠지만 이 분은 본인이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놓치지 않는 분이었다"며 "저 사람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궁금하기도 했고. 내가 왜그렇게 그 시절이 좋았지 라고 이상할 정도로 행복했던 거 같다"고 이장훈 감독을 열렬히 칭찬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준경이 간이역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나가는 모습이 담긴다. 준경이 아닌 박정민의 꿈에 대해 그는 "어쩌면 저는 꿈을 이룬 사람일지도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렸을 때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그거만큼 절실하게 꿔본 적이 없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저를 배우라고 불러주시니까 어느 정도 꿈을 이룬 사람이지 않나.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아직 제가 배우라는 타이틀을 온전히 흡수하기엔 거부감이 있는거 같다"고 털어놨다.

▲ 박정민. 제공ㅣ롯데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지금의 꿈은 훌륭한 배우가 되는거다. 그런 훌륭한 배우가 되기 위해서 제가 해야될 일이 있을 거다. 그 과정에서 제가 몸을 담고 있는 영화에서 몫을 작게나마 할 수 있을 거란 고민도 가끔씩 한다. 그런 것들을 제가 좌절하지 않고, 건강하게 앞으로 꾸준히 나가는 것 뿐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여러 작품에서 호평을 받으며 베테랑 연기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칭찬에 대해서도 "잘못 보셨다"며 "저는 카메라가 아직도 좀 무섭다"고 겸양의 태도를 보였다.

박정민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건 내가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카메라와 호흡하는 것도 중요한거 같다. 요즘은 그래서 카메라가 겁이 나면 안 되는데 가끔 겁이날 때가 있다. 내가 카메라와 호흡을 잘 하지 못해서 만족스럽지 않은 테이크가 올 때마다 '공부가 더 필요하고 경험이 더 필요하겠구나' 생각한다. 유연함을 길러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좌절' 경험에 대해 "좌절은 많이 한다. 매 테이크마다 한다"며 "좌절이 취미라서 그렇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예전엔 그 감정에서 제가 안 나오려고 헀다. 동굴 파고 들어가야 좋은 게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바뀌고 있는 최근이다. '기적'이란 영화가 그 생각을 바꿔주기도 했고, '밀수'란 영화를 찍으며 또 바뀌기도 했다. 내가 굳이 우울해하지 않아도 좋은 연기나 영화는 충분히 알아가는 거 같다"고 밝혔다.

▲ 박정민. 제공ㅣ롯데엔터테인먼트

예고편에는 단순히 간이역을 만들고 싶은 한 소년의 꿈을 메인으로 다루는 듯 하지만, '기적'은 다양한 감정의 파도로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는 의외의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르고 봐야 극장에서의 감동이 커지기에 관객들을 위해 입을 꾹 다문 박정민 외 주연 배우들은 시놉시스 이상의 영화 홍보를 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을 법도 했다.

이에 대해 박정민은 "답이 안 나온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지금 뭘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웃음 지으며 "요즘엔 그렇게 한다. 줄거리를 스테레오 타입으로 얘기하고, '그런 이야기 입니다. 이렇게 들으시면 정말 재미없어 보이지만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라고 덧붙인다. 그 방법 밖에는 없더라"라고 전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기적'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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