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참사 후 미국도피 문흥식 체포..수사 본격화
[경향신문]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광주 철거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한 경찰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던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귀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해당 재개발 구역 내 철거업체 선정 과정 등에 거액의 뒷돈을 받고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문씨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2일 “해외로 도피했다 귀국한 문 전 회장에 대해 변호사법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 전 회장은 지난 11일 오후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경찰은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지난 11일 오후 10시 20분 쯤 그를 광주서부경찰서로 압송했다. 경찰은 문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이날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문씨는 지난 6월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구역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해당 재개발구역에서는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문씨가 돈을 받고 철거업체 선정 과정 등에 개입한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문씨는 지난 6월 13일 미국으로 도피했다. 경찰은 그를 인터폴에 적색수배하고 여권의 효력도 정시키켰다. 문씨는 발급 받았던 관광비자의 효력이 지난 10일 만료되자 출국 90일만에 자진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문씨가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사업과 관련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업체 선정 뿐만 아니라 주택재개발조합이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측과 계약한 업체들로부터 문씨가 거액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당 재개발구역에서 불거진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문씨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경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그동안 문씨와 함께 뒷돈을 받은 공범 1명을 구속하고 조합 관계자 등 모두 18명을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씨를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 영장을 신청할 것”이라면서 “재개발 조합과 관련된 비리와 공사수주 과정에서의 이권 개입 등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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