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200만 주주 '악몽의 한주' 증권가는 '매수 타이밍' 이라는데..

변덕호 2021. 9. 12. 09: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매일경제DB]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 카카오 200만 주주들에겐 악몽과 같은 한 주였다.

지난 8일 갑작스레 몰아친 플랫폼 규제 칼날에 '검은 수요일' 대폭락을 겪은 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주 막판 가까스로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플랫폼 규제 논란은 이제 막 시작단계라 불확실성은 가시지 않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6~10일) 네이버 주가는 전주보다 9.4% 떨어졌다. 카카오 주가 낙폭은 더 컸다. 불과 일주일 만에 16.9%나 폭락했다. 작년 3월 코로나 폭락장 이후 플랫폼 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1년 반 동안 쾌속질주하던 대표 기업 두 곳이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그동안 고수익을 냈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가 두드러졌다.

악몽의 시작은 금융당국 이었다.

금융위가 지난 8일 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서비스를 규제하는 조치를 내놓자 증시가 술렁였다. 8일과 9일 폭락했던 두 기업의 주가는 10일 다소 반등하며 진정세를 보였지만 여진은 현재진행형이다. 금융당국이 칼을 뽑아든 것은 '혁신' 관점에서 보던 네이버 카카오의 금융서비스를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플랫폼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금융당국 조치 이전부터 높아져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플랫폼의 독과점이 소상공인의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치권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금융당국의 조치가 나오기 전부터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 추구해선 안된다"며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이어 공정위 내부에서도 플랫폼의 경쟁 제한 행위를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네이버 카카오 주가 폭락에 뒤늦게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은 비명소리를 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주가 하락치고는 과도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콩계 투자은행 CLSA는 '규제 공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규제 우려로 인한 주가하락은 과하다. 저점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페이의 중요한 비지니스 모델이 장기적으로 사라지고 페이의 디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다소 과도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네이버 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에 대해 시장에서 부여하고 있는 기업 가치는 10~15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주 카카오 네이버의 주가 폭락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플랫폼 주식이 '정부 규제'에 얼마나 민감한 지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는 평가다.

코로나 이후 약 1년 반 동안 전무후무한 성장을 거듭한 플랫폼 기업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이제 막 시작단계라, 향후 어떤 조치가 이뤄질 지 예단하는 건 쉽지 않다.

다만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각국 규제 당국이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에 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중인 만큼 주가 측면에서 예상치 못한 변동성에 직면할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