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지키는 청원경찰이 '의원전용 발레파킹 오분대기조?'

정다움 기자 2021. 9. 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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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구의회 의원들이 집행부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수년간 '발레파킹'(Valet parking, 대리주차)을 시켜온 것으로 확인돼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구의회는 주차 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이어져 온 관행이라고 해명하지만 의원들의 도를 넘은 특권의식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원경찰은 "의회 지하주차장이 좁아 주차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며 "주차할 공간이 있어도 주차를 하지 않거나 이중주차를 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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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의원들, 한달 평균 60~120차례 대리주차
의회 "수년 전부터 관행..청경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
광주 광산구의회 지하주차장의 모습.2021.9.12/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광주의 한 구의회 의원들이 집행부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수년간 '발레파킹'(Valet parking, 대리주차)을 시켜온 것으로 확인돼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구의회는 주차 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이어져 온 관행이라고 해명하지만 의원들의 도를 넘은 특권의식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12일 광주 광산구의회 등에 따르면 광산구 의원들은 구의회 지하주차장에 도착하면 차 키를 꽂아놓은 채 차에서 내려 의회로 올라간다. 그러면 청원경찰 2명이 내려와 대신 주차를 한다.

대리주차는 8대 의회가 시작된 2018년 이전부터 수년간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한 달 평균 적게는 60차례에서 많게는 120차례까지 대리주차를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의원들이 청경에게 발레파킹을 맡긴 이유와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여성 의원들은 의회 지하주차장 공간이 협소하거나 운전이 미숙하다는 이유, 일부 남성의원들은 본회의 출석에 늦었다는 이유로 차량의 시동도 채 끄지 않은 채 발레파킹을 맡겨왔다.

광산구의회 한 관계자는 "본회의가 열리는 특정기간에는 집중적으로 발레파킹이 이뤄진다"며 "청사방호가 주된 업무인 청경들은 이른바 '의원전용 발레파킹 오분대기조'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청경들의 업무책상 한편에는 청사 지하주차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모니터와 의원들의 차종, 차량번호가 기재된 표가 놓여 있다.

청경들은 이를 수시로 확인, 의원들의 차량이 진입하면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발레파킹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원경찰은 "의회 지하주차장이 좁아 주차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며 "주차할 공간이 있어도 주차를 하지 않거나 이중주차를 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8대 구의원은 16명, 광산구의회 지하주차장은 차량 14대 정도 주차할 수 있고 인근에 별도의 공용주차장도 마련해 놓았다.

광산구의회는 발레파킹이 청원경찰들의 업무이자 관행이라는 입장이다.

광산구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2018년 이전부터 관행 내지는 관례처럼 이어져 왔다"며 "청원경찰들이 포괄적인 업무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원경찰의 근무 규정이나 지침 등에는 의원들을 대신해 차량을 주차하는 것을 업무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광산구 한 관계자는 "지하주차장이 만원이면 조금 이동해 공용주차장에 주차해도 되는데 차 키만 꽂고 내려 대리주차를 시키는 건 구의원들의 과도한 특권의식"이라고 지적했다.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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