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전망 하향·플랫폼 규제" 겹악재 코스피, 박스권 지킬까 [주간전망]

한경우 2021. 9. 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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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 동시만기 및 지표 둔화에 지난주 코스피 2.35%↓
NH투증 "이번주 예상밴드 3060~3200..박스권 전망 유지"
연휴·美 FOMC 앞두고 시장 스트레스 가중 가능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추석 연휴를 앞둔 이번주 한국 증시는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뒷걸음질 치는 데다, 당국의 규제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어서다.

지난주(6~10일) 코스피는 직전주 종가 대비 75.30포인트(2.35%) 하락한 3125.76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2097억원 어치와 9507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개인은 2조245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월요일인 6일에는 쇼크 수준의 미국 고용지표가 나온 영향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가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에 강보합세를 보였지만, 이튿날부터 사흘 동안 내리 하락한 뒤, 금요일인 10일 소폭 반등했다.

특히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었던 9일의 낙폭이 가장 컸다. 미 연준의 경제분석을 담은 베이지북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경기 회복 속도를 둔화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다.

8일부터 인터넷플랫폼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부각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7일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카카오를 향해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는 강한 발언이 나왔다. 또 금융당국은 인터넷 플랫폼의 금융상품 소개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해석하면서 핀테크 사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 영향으로 카카오와 네이버(NAVER)는 8~9일 급락세를 보이며 두 회사의 시가총액이 18조8140억원이나 증발했다. 주간 단위로는 카카오가 16.93%가, 네이버가 9.39%가 각각 급락했다. 이 영향으로 카카오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규모 순위도 한 계단 내려앉아 5위에 랭크돼 있다.

 반등 요인 희미하지만…“경기 개선 여지 남아 있다”

이번주에 코스피가 반등할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의 고점 논란과 함께 글로벌 증시 전반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다름 아닌 상승 모멘텀 부재 현상이 자리한다”며 “기업 실적 개선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기운이 역력하고, 정책적 지원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인 데다, 신생 업체의 성장 스토리도 식상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걸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선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2주 연속 하락했다”며 “주로 조선·유틸리티 업종의 적자폭 확대 전망이 악영향을 미쳤고, 반도체·건강관리·증권·소프트웨어 업종의 실적 전망치도 소폭 하향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의 실적 저점(피크아웃)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지만, 기업실적 전망이 상향되지 못하는 구간에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자료=NH투자증권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8월 실물경제지표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며 “미국의 경우 정책 효과 소멸과 함께 감소세가 이어지는 소매판매가, 중국의 경우 경제성장 감소 위험을 지속시킬 산업생산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를 앞뒀다는 점은 수급에 불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환 연구원은 “과거 10년동안 추석 연휴 직전주 주간 코스피는 4번 상승했고, 6번 하락했다”며 “정형화된 주가 패턴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과거 경험만 놓고 보면 수급 공백 가능성이 조금 높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진행될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이번주에는 연준 위원들이 발언을 하지 않는 ‘블랙아웃’ 기간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가 확장 국면에 위치해 있다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나온다. 서정훈 연구원은 “현재의 거시경제(매크로) 여건이 경기 침체를 예고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내년까지 확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자료=삼성증권

김영환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은 주가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060~3200을 제시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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